대학 입시는 대한민국에서 무척이나 민감한 이슈다.
정시 비율을 높여야 한다 혹은 학생부종합평가(이하 학종)를 늘려야 한다는 주제는 인터넷 게시판에서 댓글을 수집하기 좋은 주제다.
양 측의 주장은 서로 접점이 없어 보이고 항상 수많은 댓글들과 키보드 배틀을 남긴다.
수능의 비중이 높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수능이 가장 '공정한' 평가방법이라는 것이다.
누군가의 개입이 들어갈 확률이 매우 낮고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보기 때문에
가장 공정하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항상 수능이 끝나면 올라오는,
수능이 망해서 자살한 학생들의 기사가 떠오른다.
수능은 1년에 한 번 본다.
만약 그 날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실수를 많이 해서 평소 실력보다 시험을 못 본다면
꼼짝없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학종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수능이 사실 가장 '불공정한' 평가방법이라고 말한다.
돈 많은 집 아이들은 수능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고액 과외를 많이 하고
돈 없는 집 아이들은 학교 수업만으로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집안의 형편에 따라 성적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또한 고등학교 3년 내내 성실하게 공부하고 활동한 학생들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학생부종합평가라고 말한다.
사람들의 이런 다툼을 보고 있다가 한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왜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방법을 일정하게 정해놓는 것일까?
각 대학마다 '우리는 이런 학생을 선발해서 이런 인재로 키우고 싶다'라는 비전이 있을텐데
이런 것을 크게 반영하지 않고 정시 비율 xx%, 수시 비율 oo%로 정해놓는 것일까?
어떤 대학은 3년 동안 성실하게 공부한 학생들을 더 좋아할테고
어떤 대학은 수능 잘 본 학생들을 더 좋아할텐데
왜 이런 자율성을 주지 않는 것일까?
대학생 때 읽었던 책이 하나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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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근 교수가 쓴 '한국의 평등주의 그 마음의 습관'이라는 책이다.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너와 내가 평등해야 한다'는 마인드가 강하다.
이런 마인드 덕분에 이익을 본 것도 많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었던 촛불 시위가 좋은 예시이다.
하지만 굳이 평등하지 않아도 되는 이슈에 대해서도 이런 마인드가 발동되면 곤란하다.
대학 입시 문제가 딱 그러하다.
입시 과정은 공정해야 하지만 모든 대학이 평등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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