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시 55분에 인천을 떠나는 비행기였다. 두바이를 거쳐 마드리드로 향하는 에미레이츠 항공. 공항에 자주 오는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사람이 없는 것은 처음 봤다. 자정 전후로 비행기가 있는 것도 처음 알았고. 마지막 비행기는 새벽 2시 정도였다. 새벽에 출발해서 새벽에 도착하는 비행기는, 왜 있는거지?
인천-두바이 비행기 (A380-800)이 두바이-마드리드 비행기 (B777-300) 보다 훨씬 좋았다. 좌석 간격도 훨씬 넓고 좌석 폭도 넓고. 에미레이츠의 엔터테인먼트 기능인 ICE 도 뭔가 더 많은 기능이 있는 것 같고. 눈앞에 수많은 최신 영화와 좋은 음악들이 있었으나 나는 너무 피곤했던 관계로 (전날 거의 못 자고 당직이어서) 두바이로 가는 내내 잤다. 정말 쉼없이 잤던 것 같다.
두바이 공항 도착. 이 터미널은 상당히 한산했다. (B터미널이었던 듯) 놀라운 점은 당시 현지 시각으로 새벽 3시 경이었는데 면세점 및 모든 가게가 영업을 했다는 것이다. 비행기가 쓸데없이 빨리 도착하는 바람에-_- 이곳에서 예정된 3시간보다 더 다음 비행기를 기다렸다. Maxspot 이라는 무료 wifi가 있기는 했는데 잘 잡히지를 않았다. 그냥 집에 두바이 잘 도착했다고 카톡 한 번 겨우 보낼 수 있는 정도.
마드리드로 가는 비행기. 인천공항에 일찍 도착해서였는지 모두 창가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저 아래 보이는 것은 사우디 사막이라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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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아서인지 비행기에서 육지가 매우 잘 보였다. 왼쪽은 시칠리아 섬, 오른쪽은 튀니스 항구. 게임에서나 보던 도시들을 직접, 그것도 하늘에서 보다니 느낌이 색달랐다.
아래는 에스파냐, 위는 하늘. 구름이 너무나도 예뻤다.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유럽의 구름과 대한민국의 구름은 달랐다.
긴긴 여정이 끝나간다. (저게 최단항로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스라엘과 시리아 상공은 살짝 돌아서 가더라.) 인천 출발 후 약 22시간, 병원 출발 후 약 26시간만에 스페인에 도착하였다.
이곳이 바로 바라하 공항(Aeropuerto de Madrid-Barajas)이다. 이제 입국수속을 하고 말라가 행 Renfe를 타기 위해 아토차역으로~!
이곳이 바로 아토차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곳이다. 저 깨알만한 글씨에 버스 시간표가 있다. 가격은 5유로.
사진으로만 보던 스페인 하늘이다. 정말 맑다. 우리나라 가을 하늘이 이런 느낌인데 이곳 사람들은 언제나 이런 하늘을 보고 사나보다.
아토차역과 공항을 연결하는 버스. 무료 wifi가 있다. 배차간격도 짧고 시간도 30분 정도밖에 안 걸리고. 굿굿!
아토차역 내부. 웬 열대 나무들이 잔뜩 있었다. 아래에는 거북이도 있고.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1년 내내 이런 모습인지. 열차를 놓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이런 것들 구경도 못하고 빨리 열차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열차 승강장의 모습. 저 뒤에 보이는 번호가 플랫폼이다. 나는 1시간 정도 시간이 비어 그냥 앉아서 기다렸다. wifi도 없고, 그냥 멍하니 사람 구경만…
이렇게 캐리어를 끌고 바삐 걸어가는 사람도 있고,
이렇게 가족 단위로 여행가는 사람들도 있고,
친구들과 단체로 놀러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끝나고 열차를 타러 가는 길. 티켓은 온라인으로 출력해 가도 되고 기계로 따로 뽑아도 된다. 나는 가는 열차표만 뽑고 싶었는데 기계는 돌아오는 열차표도 같이 끊어주었다. 어쨌건 바코드를 보여주고 내려가면 열차가 나온다. Coche와 자리를 잘 맞춰서 앉으면 말라가로 출발~!
또다시 3시간의 열차 여행을 버텨내고 말라가에 도착했다. 시간은 오후 7시인데 마치 오후 3~4시를 연상케하는 분위기였다. 하늘도 너무 예쁘고. 도시 분위기 자체는 그다지 넉넉한 동네같지는 않았다. 사실 스페인 전체적으로…
숙소로 가는 길에 찍은, 말라가 사진 몇 장 투척.
드디어 인천 출발 28시간, 병원 출발 32시간만에 말라가에 도착하였다. 씻은지가 까마득했기에 제일 먼저 샤워부터 하고 나가서 좀 돌아다니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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