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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 이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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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문 인터뷰어의 인터뷰 기사를 읽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인터뷰는 신문 한 페이지를 통해 인터뷰이의 삶 자체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 인터뷰도 좋지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도 좋다. 사람들은 살면서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기 때문에 대단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인터뷰를 통해 그 사람의 철학을 배울 수 있어서 좋다. 이 책은 너무나도 훌륭한 인터뷰어의 좋은 인터뷰 기사만을 모아놨기에 그런 면에서 너무나도 좋았다.


이 책은 이진순이 인터뷰한 수많은 사람들 중 12명과 한 인터뷰를 정리했다. 그 12명 중에는 이국종 교수나 황석영 씨 같이 유명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세월호 잠수사로 유명한 김관홍 씨의 아내 김혜연 씨, 박근혜가 쫓아낸 전직 공무원 노태강 씨, 이제는 동물 보호 운동을 하는 감독 임순례 씨. 구술생애사 작가로 활동중인 최현숙 씨, 베트남 전 학살 피해자를 세상에 알린 구수정 씨, 동성애자 부모 모임을 운영하는 이은재 씨, '소수의견' 등을 쓴 작가 손아람 씨. 발달 장애 동생을 돌보는 장혜영 씨, 주부에서 화가가 된 윤석남 씨 등. 이들은 그저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을 뿐이지 유명인은 아니다.


그들의 생각을 읽다 보면 새롭게 배운 점이 많다. 동시에 그들 삶의 몇몇 부분에 동의하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누구의 삶이 옳고 누구의 삶이 틀린 것은 없다. 그들은 나와 다른 삶을 살았고 다른 경험을 했기에 다른 가치관을 가진 것일 뿐이다. 오히려 나는 이런 인터뷰를 보면서 내가 겪지 못한 것들에서 나온 가치관을 새롭게 배울 수 있어서 좋다. 그들의 가치관을 나의 그것과 비교해보면서 내 가치관을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마치 경험치 부스트 같은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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