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로 무엇을 볼 수 있나?

몇 주 전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병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고 원하는 사람의 경우 본인 수술을 녹화할 수 있게 해주게 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후 이와 관련한 수많은 기사가 나왔고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본인 의견을 얘기했습니다. 

이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저는 '이 사람들이 수술실 CCTV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궁금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 CCTV로 의료사고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하더군요. 과연 수술실 CCTV로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요?

유튜브에서 수술실 CCTV 장면을 찾아보았습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JpCIhmHA4w0

이게 딱 수술실 CCTV가 찍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기서 무엇을 확인할 수 있나요?

수술은 의사 2명과 간호사 1명이 참여하고 있고 서서 보는 사람 1명, 앉아 있는 사람 1명이 있습니다.

환자 머리쪽에 누가 더 있을 수도 있는데 모니터 때문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네요.

이 영상만 봐서 이게 지금 무슨 수술을 하는 것인지, 아니 최소한 어느 부위를 수술하는 것인지 알 수 있으신가요?

CCTV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딱 이 정도입니다. 수술 부위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많은 수술의 경우 주로 수술하는 사람과 그를 도와주는 사람 1명을 제외하고는 수술에 참여했다 하더라도 수술부위를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복 입고 바로 옆에 서도 안 보이는 장면을 CCTV로 녹화한다? 불가능합니다.

또다른 영상입니다.

이런 것들은 확실히 CCTV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수술방에 CCTV 설치는 고정형일 것입니다. 한 쪽에서 수술실 전체를 촬영하겠죠. 그러나 수술에 따라 수술대는 이리저리 이동합니다. CCTV에 수술 하는 장면이 나올 수도 있고 운 없으면 모니터나 다른 기구들로 인해 수술 하는 장면이 가릴 수도 있습니다. 환자가 원해서 CCTV 촬영을 신청했는데 막상 수술 끝나고 영상을 확인하면 수술 장면이 제대로 안 나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하기에 수술실 CCTV는 설치될 것입니다. 그리고 몇 년 지나보면 이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나올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수술실 CCTV 촬영을 요구하게 된다면 이 제도는 성공적이라 할 것이고 그 반대로 거의 쓰지 않는다면 의미 없는 제도가 되는 것입니다. 저는 후자에 베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