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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야기/[2011년] 본4 실습

2011년 첫 실습, 신촌 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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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과 4학년 실습은 무척이나 널럴하다고 했더랬다. 의예과에 처음 입학했을 때부터 '이제부터 네 인생의 황금기는 예과2년 본과4학년1학기, 공보의or군의관 뿐이다'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왔더랬다. 그래서 나도 무척이나 기대를 했더랬다. 개강 전부터 남는 시간에 무얼 할지 계획하느라 정신이 없었더랬다. 영어 학원을 다닐까, 영화를 엄청 볼까, 책을 엄청 볼까나? 꿈에 부풀어 있었더랬다. 하지만 4학년 실습 첫 날부터 이런 꿈들은 깨지고 말았더랬다. 이건 본과 3학년 메이저, 그것도 외과 중 힘든 파트를 도는 느낌이었더랬다. 가끔 기숙사에 와서 밥을 먹으면서 다른 과 실습을 도는 학우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힘든 느낌은 더 커졌다. 아직도 방학같다는 그들을 보면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엄청났더랬다. 그렇게 4학년 실습이 시작했더랬다.

#2.
신경외과,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려나? 나는 다 필요없고 'BRAIN을 다루는 과'라는 느낌이 강했다. Brain을 보기 위해 신경외과 실습을 지원하기도 했고. Brain 파트 7일 간 정말 brain을 많이도 봤다. 비록 만져보지는 못했지만 아무나 볼 수 없는 기회였다. '뇌'를 다룬다는 것은 그 자체로만으로도 무언가 멋있어 보였다. 전공의들이 그 힘든 신경외과 수련 과정을 이겨내는 이유도 그런 것이겠지?

#3.
같이 실습돈 형 중에 외과 계열을 지망하는 형이 있었다. GS나 OS, NS에 뜻을 품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만나는 레지던트나 펠로우 선생님마다 신경외과 어떠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하나같이 일관된 대답을 했다. '힘들다, 고민 많이많이 해라.' 어떤 선생님은 '딱 10만번만 고민해보고 그래도 해야겠다면 지원하라'라고 했다. 레지던트나 펠로우 모두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결같았다. NS에 대한 자부심이 엄청났던 한 선생님도 신경외과 좋다면서 하라고는 했지만 대신 조건으로 1)창문 밖을 보지 말 것 2)생각을 하지 말 것, 이렇게 두 항목을 걸었다. 결국 엄청나게 힘들다는 것... 그나마 spine 파트 선생님들은 신경외과하겠다는 형을 적극적으로 말리지는 않았다. 그나마 spine이 brain보다는 조금 더 널럴한 느낌이었다. (학생들 일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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