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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야기/[2011년] 본4 실습

어떤 의사가 되고 싶으세요? (일드 '진'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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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진'을 봤습니다.
하루만에 시즌 1을 다....ㄷㄷㄷ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진'은 수준급의 신경외과 의사가 100여년 전으로 돌아가서 의술을 행한다는 내용입니다.
매 화마다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진의 모습도 나오고 적절히 러브 스토리도 섞여있습니다.

#1.
여기 나오는 진의 모습은 내가 꿈꾸는 의사의 모습과 매우 근접했습니다.

바로..
현대 의학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현대 의학의 혜택을 준다.

아마도 예과 때부터 귀가 닳도록 들었던 알렌과 에비슨 선생님의 영향이 크겠지요...
어쨌거나 요즘 내가 꿈꾸는 의사상과 비슷한 진을 보면서 앞으로 무슨 과를 해야할지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내과 실습을 돌면서 내과가 정말 싫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진정한 의사다'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는 내과 선생님들의 모습이 너무 싫었습니다.
하지만 저런 꿈을 갖게 된 이후에는 메이저 과 의사가 아니라면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렵지만(-_-) 내과 의사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진을 보면서 과연 내과 의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특히나 현대 의학의 혜택이 적을 곳에서 말입니다.
동시에 내과 진료를 할 수 있는 외과 의사가 많을지, 외과 수술을 할 수 있는 내과 의사가 많을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아는 형의 삼촌(?)은 지금 파키스탄에서 의료 선교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분은 의료 선교를 위해 처음부터 일반외과를 선택했답니다.
일반외과 의사이지만 파키스탄에서는 외과 수술은 물론 산부인과 등등의 수술도 하고 내과 진료도 본다고 합니다.

결국은 다시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의대 입학 이후 항상 r/o 했던 외과가 옵션에 새로 들어갔네요.
하지만 우리나라 일반외과는 종양 떼는 전문-_-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이래저래 고민입니다.

#2.
진은 스스로 페니실린도 만들고 수술 기구 등등의 구조도 설명합니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것은 페니실린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여자친구가 페니실린의 제조에 대한 논문을 썼다는 '개연성'을 만들기는 했지만..
단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약리학'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약사들이나 공부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약 만드는 법까지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좋은 의사가 되려면 공부할 게 정말 산더미네요...)

#3.
진은 과거로 돌아가서 계속 고민을 합니다.
과연 내가 하는 행동들이 역사를 바꾸지는 않을까...
(드라마는 그것에 대한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는 않습니다.)
특히 자신의 행위로 인해 미키가 사라지는 것을 너무 가슴아파하고 고민합니다.

이 부분에서 생각난 것이 House M.D의 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아프리카의 한 독재자의 치료를 맡게 된 하우스 박사.
하지만 그는 사람들을 대량학살하는 악한 독재자였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체이스가 그를 몰래 죽입니다.
내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환자이지만 동시에 외적으로 그는 나쁜 사람이기에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내 앞의 환자를 죽이겠다는 논리였습니다.

환자를 앞에 두고 이런 고민을 할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을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내 눈 앞에 독재자가 환자로 등장할 가능성은 없지만 개인의 이익과 연관된 일은 꽤 흔할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을까요?
후폭풍은 고려하지 않은채 내 눈 앞의 환자를 우선 치료해야 할까요, 이 환자를 살려서 일어날 수 있는 안 좋은 일들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까요.
아마 적어도 내가 죽을 때까지는 없어지지 않을 고민일 듯합니다.


#마무리.
일드 '진'.
정말 강추입니다.
카이 님의 블로그에서 보고 보게 되었는데 간만에 좋은 일드 하나 추천받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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