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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안나 카레니나 - 레프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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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1

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나면 다들 안나에게 몰입하게 된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 콘스탄틴 레빈에게 몰입되었다.

소설 초중반 내내 레빈의 행동, 판단이 나의 그것들과 너무나 비슷했다.

나중에 그것을 한 단어로 표현한 것을 보니 왜 그런지 알았다.

'바른생활 사나이'

뭔가 내가 강박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바로 저 '바른생활 사나이'였기에 레빈에게 내가 몰입했던 것이었다.

'바른생활'을 추구하지만 레빈이 항상 착하고 바른 것은 아니다.

그는 가끔씩 주변 사람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물론 곧바로 본인이 잘못한 것을 인식하지만 사과를 딱히 하지는 않는다.

이런 점도 내가 레빈에게 많이 공감한 부분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괴짜 소리를 듣는다거나

어떤 모임에 가서 잘 어울리기보다는 논쟁만 하다 돌아오는 것 또한

뭔가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나중에 보니 레빈은 톨스토이 자신을 묘사한 것이었다.

내가 톨스토이랑 비슷한 것일까?

그것은 아닐 것 같다.


#2

내가 이 책을 대학생 때 혹은 고등학생 때 읽었으면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궁금했다.

주인공들 대다수의 나이가 지금 내 나이와 비슷해서

결혼하고 아이 낳고 하는 것들에서 많은 공감을 했다.

과연 그보다 어린 내가 이런 것들을 읽고 지금 내가 느낀 것들을 느낄 수 있었을까?

오히려 그 때는 지금 내가 느낀 것과는 다른 또다른 것을 느낄까?


#3.

1870년대 러시아에서 벌어진 일들이

2010년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도 너무 신기했다.

물론 조금 변화는 있지만.

세상은 결국 돌고 도는 것일까.


#4.

톨스토이는 그가 70대 때 이 '안나 카레니나'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안나 카레니나는 그가 50세에 쓴 작품)

과연 이 책에서 그가 보여준 죽음에 대한 태도가 70대 때에도 유효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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