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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야기/[2017년~] 진료실에서

공부 잘하는 사람이 의사가 되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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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공부잘하는 사람만 의대에 가야할까?

나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대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성적순으로 선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디선까 네덜란드 의대 선발 과정에 대해 들었고 그것에 대해 찾아보면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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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는 글이다. 네덜란드 의대에서는 성적순대로 입학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부 잘하는 사람이 의대에 입학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왜 이렇게 했을까? 진료를 해보면서 이것에 대한 답을 찾았다.

 

의료행위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환자에게 어떤 불편함을 주는 '원인'이 있고 그것이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의사는 그 '증상'을 보고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주는 사람이다.

이 과정은 문제를 푸는 과정과 너무나도 닮아있다. 문제에는 답을 알 수 있는 힌트들이 담겨 있다. 문제를 푸는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 내에서 그 힌트를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 힌트들을 조합해서 정답을 맞춰야 한다.

시간 제한이 있는 것도 의료 행위와 문제 풀기의 공통점이다. 일정한 시간 내에 문제를 풀지 못하면 의사의 경우 환자가 받는 고통이 계속되고 학생의 경우는 문제를 틀리게 된다.

따라서 의료 행위와 문제 풀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힌트를 '빨리' 찾는 것.

이다. 문제에는 정답을 알 수 있는 힌트도 있고 정답과는 상관없는 힌트도 있다. 어떤 것이 정답을 가리키는 힌트이고 어떤 것이 정답과는 상관없는 힌트인지 최대한 빨리 찾아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힌트를 빨리 찾으면 정답을 빨리 맞출 수 있고 환자의 고통도 빨리 해결된다.

또 하나는

'올바른' 힌트를 찾는 것

이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주어진 힌트 중에서 '올바른' 힌트를 잘 찾는다. 자기가 갖고 있는 지식 중에서 해당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한 것을 빨리 선별해내고 그것을 주어진 힌트와 빨리 연결시킨다. 그렇기에 정답을 잘 맞추는 것이고 성적이 좋은 것이다.

공부 못하는 사람들은 1) 갖고 있는 지식이 적거나 2) 올바른 힌트를 찾지 못하거나 3) 힌트와 지식을 잘 연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종종 문제 풀이에 익숙하지 못하더라도 잘 공감해주고 선한 사람이 의사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바람대로 그런 사람들이 의사가 된다면 그 의사들은 1) 갖고 있는 의학 지식이 적거나 2) 환자의 증상(=힌트) 중에서 쓸데없는 증상(=틀린 힌트)에만 집착하게 되어 진단을 틀리거나 3) 증상을 보고도 진단을 내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공부 잘하는 사람이 의사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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