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심심할 때 네이버 지도에서 병원들 리뷰를 읽는다.
오늘도 모 병원의 리뷰를 한참 읽고 있었다.
그런데 한 리뷰가 눈에 띄었다.
그 병원이 과잉진료를 한다는 내용의 리뷰였다.
그 병원이 과잉진료를 한다는 근거가 매우 인상깊었다.
'허리 수술을 하는데 왜 흉부 엑스레이를 찍나요?'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병원이 돈 벌려고 쓸데없는 엑스레이를 찍었다고 생각했나보다.
엑스레이 한 장이 5천원이라는 사실은 차치하고서라도 그 리뷰는 마취과 의사 입장에서 조금 억울했다.
왜냐 하면 마취를 해서 수술을 받는 모든 환자는 흉부 엑스레이를 찍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취과 교과서에도 나와있는 내용이다.
마취를 할 때 가장 관심있게 확인하는 것이 환자의 심폐상태이다.
심폐상태, 즉 심장과 폐의 상태가 마취할 때 가장 중요하다.
흉부 엑스레이는 이 심장과 폐의 상태를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것은 폐의 상태이다.
폐렴이 있지는 않은지, 폐부종이 있지는 않은지 등등을 확인한다.
폐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마취 이후 폐가 온전히 제기능을 하지 못해서
중환자실 신세를 오래 지거나 최악의 경우 이전 상태로 회복을 못할 수가 있다.
심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심장 상태를 더 잘 볼 수 있는 방법들이 많지만
흉부엑스레이는 간단하면서도 최소한의 심장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수술 전, 즉 마취 전에 흉부 엑스레이를 찍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오히려 그 병원에서 고령의 환자를 수술하는데 흉부 엑스레이를 찍지 않고 수술을 진행했다면
그 병원의 수준에 대해 진지하게 걱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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