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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유럽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4일차 @뮌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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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일차 @도쿄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2일차 @도쿄-뮌헨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3일차 @뮌헨


2011년 1월 18일

 - 오늘은 다하우 강제수용소(KZ-Gedenkstaette Dachau)에 가는 날입니다. 다하우는 뮌헨에서 꽤나 멀기 때문에 아침 일찍 떠났습니다. Munchen hbf에서 Dachau/Petershausen으로 가는 S2를 타고 다하우 역에서 내리면 역 앞에 KZ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어디서 내려야 할지 모르겠으면 사람들 제일 많이 내리는 데에서 내리세요^^; 저 같은 경우에는 옆에 있던 독일 아저씨가 여기서 내리라고 해서 내렸습니다.ㅎ (동양인이 Dachau에 갈 이유는 KZ밖에 없겠죠..?ㅋ)

** 들어가면 오디오 가이드를 빌릴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대여비는 3.50유로(할인시 2.50유로)인데 영어 좀 들으시는 분은 꼭 빌리시길 바랍니다. 정말 수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어서 큰 도움이 됩니다. 전 처음부터 차근차근 듣다가 잘못하면 문 닫을 때까지 들을 거 같아서 그냥 중간중간 스킵하면서 들었습니다.

** 안에 다큐멘터리 필름도 상영하는데 영어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으니 확인하고 꼭 보세요^^

 - 다하우 강제수용소에 들어가니 독일 학생들이 견학온 듯했습니다.


저렇게 무리지어 다니면서 독일어로 설명을 듣는데, 역시 독일 애들도 우리나라 아이들처럼 공부 열심히 하는 애는 잘 듣고 아닌 애들은 장난치느라 정신이 없더군요...ㅎㅎ;;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이 강제 수용소입니다. 주로 독일군이 사용했던 건물입니다. 이 좌측으로 지금은 모형만 있는, 실제 유대인들이 살았던 강제 수용소 터가 있습니다. 매우 광활해요..

 이건 반대쪽에서 본 강제수용소 모습입니다. 이 큰 나무들의 옆으로 강제 수용소가 있었습니다.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건물이 수용소를 복원(?)해 놓은 것인데, 안에 들어가보니 3층 침대(-_-)가 있더군요. 2층 침대도 불편한데 3층침대라니..

이건 강제수용소로 들어오는 문입니다. 저 철문이 보이시나요? 그리고 그 위에 있는 감시탑도? 여기가 바로 들어올 땐 마음대로 들어오지만 나가는 건 마음대로 못 나가는 그곳입니다.

2차 대전 당시 바로 옆에서 살던 다하우 주민들은 이곳이 강제수용소라는 것을 몰랐다고 합니다. 독일 정부는 이곳이 일하는 능력이 없는 유대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가르쳐 주는 곳이라고 했대요. 그리고 그 주변 주민들은 이걸 깨알같이 믿었구요. 나중에 미군들이 다하우에 와서 강제수용소의 실상을 주민들에게 보여준 후에야 그들은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았다고 합니다. 

강제수용소에는 유대인들도 있었지만 정치범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나치 정부에 반대하는 독일인들 말이죠. 그들은 대부분 유대인들과 달리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고 해요. 잠도 따로 자고 밥도 군인들과 같이 먹고. 그런데 패전의 기운이 강해지고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무렵 다하우 강제 수용소를 포기하기로 한 독일군이 가장 먼저 죽인 사람들이 바로 이 정치범들이라고 합니다. 수용당했을 때에는 편한 삶을 살았지만 결국은 죽게되는 정치범과 수용당했을 때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지만 결국은 살게 된 생존 유대인들, 뭔가 아이러니했습니다.

이건 당시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했던 실험 장면을 찍은 사진입니다. 어떤 실험이냐면 air embolism을 해본 것이에요. air embolism이 뭔지 간단히 설명해보면.. 우리 혈액에는 공기 방울이 없습니다. 헌혈할 때나 채혈할 때 보면 공기 방울이 안 나오고 그냥 피만 쭉 나오잖아요. 혈관 주사를 놓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공기 방울이 같이 안 들어가게 하는 것이에요. 우리 눈에는 아주 작은 공기방울이지만 그것이 혈관에 들어가서 돌아다니다가 직경이 더 작은 혈관에 가 버리면 혈관이 막혀(!) 버리고 그 혈관으로부터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던 조직은 다 죽어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게 만약 뇌로 가면? 사람이 죽게 되죠.
이걸 이론으로는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사람이 죽는지 몰랐던 것 같아요. 괜히 실험했다가 사람이 죽어버리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독일군은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이 실험을 해봤습니다. 왼쪽에 있던 멀쩡한 사람의 혈관에 공기를 넣으니 가운데 사진처럼 고통스러워하다가 오른쪽 사진처럼 결국 죽어버렸습니다. 이를 보고 기록한 것이에요. 이런 실험이 꽤나 많이 시행되었던 듯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일제강점기 때 731부대에서 마루타로 이런 실험을 당했고요. 이런 비인간적인 실험으로 인해서 의학이 2차 대전 중 엄청나게 발전했다고 하니.. 이것 또한 아이러니죠.

- 다하우 강제수용소에서는 사람들을 죽이기도 했어요. 바로 그 유명한 '가스실'이죠. 잘은 기억이 안 나는데 처음부터 가스를 사용하진 않았다고 해요. 그냥 태워 죽였던가(?) 하다가 너무 연기도 많이 나고 안 좋으니 가스를 썼다고 해요. 강제수용소 외곽으로 가면 바로 당시의 가스실이 있습니다. 가보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거기서 죽은 수많은 영혼들에게 안식을... 워낙 많은 사람들이 죽은 곳이라 그런지 각종 종교들의 성전(?) 같은 곳들이 있었습니다.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까지. 


- 이렇게 다하우 강제수용소만 돌아봤는데도 벌써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10시쯤 도착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거의 1시가 다 되었죠. 오후에는 뮌헨을 또 돌아봐야 하기에 아쉬움을 남기고 다하우 강제수용소를 떠났습니다. 4일차 오후 일정은 다음 포스트에서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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