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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야기/[2010년] 본3 실습

<실습 첫 주> 강남 내분비내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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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8
며칠 새 입원환자가 늘었다. 지방에서 DM으로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확진 및 기타검사를 위해 입원하신 할머니도 있고 기억이 나지 않는(-_-) 환자분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환자는 내 나이 또래의 type 1 DM환자였다. 우리나라에서 매우 드물다는 type1 DM을 직접 보게되다니.. 하는 설렘도 있었고 평생 인슐린을 맞아야 할 환자를 생각하니 가슴아프기도 하였다. 환자를 직접 보니 이런 생각은 더욱 강해졌다. 눈코입이 뚜렷하며 얼굴도 예쁘게 생기셨고 무려 약혼반지까지 끼고 계신 분이었는데 갑자기 DM진단을 받다니.. 그나마 type1이 유전되는 빈도가 낮다고는 해도 이십대 중반의 당뇨병을 가진 여자를 아무런 편견 없이 바라볼 남자가 몇이나 될까. 우리 환자의 약혼자는 꼭 그런 사람이기를 빈다.
실습의 좋은 점은 책에서만 보던 procedure를 직접 해본다는 것에 있다. 얼마전 직접 pap smear를 몇 번 하고 넋이 나간 얼굴로 학생휴게실을 들어오던 친구 얼굴이 오버랩되는데 아무리 민망하더라도 의사라면(실습시험을 통과하려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거나 최소한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야 하는 중요한 procedure들. 내분비내과에서는 FNAB를 직접 보았다. (난 해보지는 못했고;) 항상 FNAB를 하는 사진이나 바늘이 정확히 mass를 찌르고 있는 사진이나 보았기에 쉬운 procedure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물론 덜 invasive하고 환자도 그나마 편하기는 하지만 계속 누워 있으며 숨쉬는 것조차 제한받고 바늘이 목을 계속 찌르는 이 procedure가 그다지 쉬워보이지는 않았다. 의사 입장에서도 환자가 숨쉴 때마다 따라 움직이는 근육들과 갑상선 때문에 mass의 크기조차 측정하기 어려웠고 직접 바늘을 꽂아 넣을 때에는 더욱 어려워보였다. 환자가 잘 참고 있어주면 빨리 끝나고 환자가 잘 참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면 더욱 오래 걸리고 환자분도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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