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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야기/[2017년~] 진료실에서

축구 선수들이 경기 중에 쓰러져 사망하는 경우,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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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의 신성이라고 불리던 압델 누리 선수가 2017년 7월 9일 브레멘과의 친선경기 도중 쓰러졌고 그로 인해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습니다. (기사) 2017년 6월 5일에는 제가 좋아하는 티오테 선수도 훈련 도중 쓰러져 사망했고요. 이 외에도 찾아보면 많은 축구 선수들이 경기 혹은 훈련 중 갑자기 쓰러져 사망합니다. 일반인보다 훨씬 튼튼하고 건강할 축구 선수들이 이렇게 쓰러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젊은 운동선수들이 갑자기 쓰러져 사망하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비대심근병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를 꼽습니다. 

왼쪽은 정상 심장이고 오른쪽은 비대심근병증 환자의 심장입니다. 오른쪽 아래에 위치한 좌심실의 벽이 매우 두꺼워져있습니다. 이런 질환을 가질 경우 가장 큰 위험은 저 두꺼워진 벽이 좌심실유출로(파란색 동그라미)를 막는 경우입니다. 모든 비대심근병증 환자들이 저 좌심실유출로가 막히지는 않지만 간혹 저 부분이 더욱 두껍거나 다른 이유로 인해 저 유출로가 막힐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일상생활을 잘 하다가도 스트레스받는 경우라던가 심하게 탈수된 경우 갑자기 저 유출로가 막히게 되어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일단 질환 자체를 예방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쓰러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인데, 그 방법으로 추천되는 것이 '심한 운동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이야 가능하지만 축구를 업으로 하는 선수들에게 심한 운동을 하지 말라는 것은 은퇴하라는 것과 같겠죠?

 

이 질환은 축구 선수들에게 더 자주 생기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심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은 다른 사람보다 갑자기 쓰러져 사망할 확률이 더 올라갑니다. 따라서 저는 조금 비용이 들더라도 큰 구단이라면 입단 시 혹은 적당한 나이가 되었을 때 모든 선수들에게 심초음파를 시행하길 바랍니다. 거기서 비대심근병증이 발견되는 경우 선수 본인에게 위험성을 설명하고 계속 운동을 할 것인지 아니면 은퇴하고 다른 길을 찾을 것인지 선택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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