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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이야기

아메리칸 팩토리 (American Factory, 2019)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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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생각한 것들

#1.

오하이오 데이튼에 있던 GM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해당 공장에서 일하던 수천 명의 근로자가 한순간에 직장을 잃었다. 몇년 뒤 Fuyao라는 중국 기업이 그 자리에 공장을 열었다. 지금까지는 미국 기업이 중국에 가서 공장을 열었지만 이제는 중국 기업이 미국에 와서 공장을 연 것이다.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한 노동자가 이렇게 말한다.

"GM에서 일할 때는 시급이 29달러 였어요. 지금은 14달러에요."

이 말을 들으면서 GM이 왜 공장 문을 닫았는지 알 수 있었다.


#2.

Fuyao 미국 공장은 초창기에 생산성이 많이 떨어졌다. 직원들이 일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아마 가장 큰 이유였을게다. 하지만 중국인 관리자들 및 회장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직원들의 태도에도 문제를 찾았다.

그래서 그들은 미국인 관리자들을 Fuyao 중국 공장에 초대했다.

중국인들은 2교대 12시간 근무였다. 쉬는 날은 한 달에 1~2일에 불과했다. 가족을 만나는 것은 1년에 한 번 정도였다.

근무를 시작할 때에도 달랐다. 그들은 군대처럼 인원수 점검을 했고 매일 주의할 점에 대해 교육받았다. 그리고 근무 중에는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미국 관리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이를 미국 공장에도 일부 적용하려고 했다. 결과는? 미국인들의 정서에는 별로 맞지 않았다.



#3.

이 영화의 가장 좋았던 점은 영화를 보면서 누군가의 편을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약간 미국 쪽을 드는 느낌은 들었지만 중국인들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미국인들은 여태껏 본인들이 지켜왔던 권리들(대표적으로 노조 결성, 주 5일 근무)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중국인들 역시 본인들이 지켜왔던 원칙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친기업적인 노조, 열심히 일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 등.

(Fuyao 중국 공장의 노조 대표는 회장의 친척이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이 정말 아이러니하다.)

세상 모든 일에 정답은 없다. 어떻게 보면 중국인들도 옳고 어떻게 보면 미국인들도 옳았다.


#4.

GM 군산 공장이 생각났다.

조선소 노동자들도 생각났다.

모두들 한 분야의 전문가들이었다. 하지만 기업이 무너지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그들이 갖고 있던 기술은 이제 다른 곳에서는 무용지물일 가능성이 높았다.

AI 시대가 다가온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 했다.

지금은 너도나도 기술을 가지고 직장을 갖고 있지만 언제 빼앗길지 모른다.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에 내앉게 된 사람들의 모습을 아무 생각없이 바라볼 수만은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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