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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야기/[2017년~] 진료실에서

중국 입국 금지시켰으면 정말 코로나가 확산 안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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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1일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가 났다.


중국인 전면 입국금지 안한 韓·日만 감염자 급증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21/2020022100284.html

그러면서 이런 자료 이미지를 첨부했다.


기사를 읽고 궁금증이 들었다.

정말 입국금지한 나라들은 코로나 감염이 진정세일까?


먼저 싱가폴이다.

https://experience.arcgis.com/experience/7e30edc490a5441a874f9efe67bd8b89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는 중이다.

싱가폴은 2월 1일부터 중국을 거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다음으로 대만이다.

대만 역시 꾸준히 확진자가 나오는 중이다.

대만은 2월 7일부터 중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2월 16일 이후 8명의 확진자가 추가되었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지난 2월 13일 인구 1만명이 거주하는 지역 하나를 봉쇄했다. (베트남 인구 1만명 지역 코로나19로 봉쇄…첫 중국 외 국가)

이 지역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자 내린 조치였다.

문제는 이 지역에 감염자가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베트남 당국이 밝힌 코로나 검사 음성 환자는 1213명이다.

즉 저 1만명에 대해서는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베트남은 참고로 2월 2일부터 중국을 경유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이후 발생한 확진자는 7명이다.


이 세 나라가 '진정세'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을 보자.

1월 31일까지 한국의 확진자는 11명이었다.

이후 31번 환자가 나오기 전까지 19명이 더 확진되었다.


그러다 31번 환자가 등장했다. 31번 환자는 지역사회 감염을 확인해주는 역할을 했다.


출처: wuhanvirus.kr

그래프를 보면 2월 18일 이후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31번 환자가 발견되면서 그의 접촉자를 찾게 되었고 그 가운데서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출처: http://ncov.mohw.go.kr/tcmBoardView.do?brdId=&brdGubun=&dataGubun=&ncvContSeq=352968&contSeq=352968&board_id=&gubun=ALL

31번 환자가 나오기 전에는 대충 하루에 1000명 정도 검사를 했다. 그것도 진단 키트의 대량 공급이 가능해진 후에 나온 숫자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지금은 하루에 2500명 검사한다.

지역사회 감염을 확인했고 그로 인해 강력히 의심되는 사람을 주로 검사하다보니 검사자 대비 확진자 수도 급증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지역사회감염이 확인되기 전과 후의 확진자 수 증가세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확진자가 30명일 때도 감염자의 수는 적어도 지금 확진자 수만큼 있었다.

즉, 우리가 보는 숫자는 30이었지만 실제 감염자는 200명이 넘었던 것이다.


베트남, 대만은 지금 이런 상태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숫자를 보되 숫자를 맹신해서는 안된다.


자 이제 이 글의 제목으로 돌아가보자.

중국에서의 입국을 금지시켰으면 정말 코로나가 확산 안되었을까?

모든 코로나 확진자의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wuhanvirus.kr에 가서 확인해보자.

지금 한창 시끌시끌한 31번 환자 및 신천지 교도들의 감염 경로는 아직 파악이 되지 않았다.

그 외의 사람들은 감염 경로가 대충 파악되었다.

이 사람들의 감염 경로를 쭉 보면 외국인에 의해 2차 감염된 경우는 14번 환자만 있다.

12번 환자에 의해 감염되었다.

12번, 14번 환자 모두 중국인인데 문제는 이 둘 다 최근 중국 방문력이 없다는 것이다.

12번 환자가 일본에 방문했을 때 거기서 확진자와 접촉했고 거기서 감염되었다.

즉, 중국으로부터의 외국인 입국을 거부했더라도 이 케이스는 예방될 수 없었다. (이 사람이 1월 19일, 즉 의협이 중국 입국 금지를 얘기하기 전에 일본에서 입국했다는 사실은 일단 넘어가자.)


그 외에는 모두 중국에 방문했던 한국인에 의해 전파되었다.


만약 여기서 반전이 있으려면?

지금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신천지 교도들의 감염 경로가 2월 초 중국에서 들어온 외국인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섣불리 어떤 결정에 대해 판단을 내릴 수 없다.

지금 당장은 우리나라의 확진자 수가 많아보이지만 그것은 지역사회감염이 조기에 발견되었고 확진 검사 키트를 빨리 개발하여서 확진자를 일찍 찾아낸 것이 원인일 수 있다.

다른 나라에도 감염자가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이다.

코로나가 모두의 기억에서 떠나갈 때쯤 우리나라의 확진자 수가 중국에 이어 2위일 수도 있지만

중국에서의 입국을 금지시켰던 다른 나라가 2위를 차지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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