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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문명의 요람 아프리카를 가다 - 정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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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기면서 동시에 아프리카 현대사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책이다. 50년 전 중국 유학생, 또는 대사관 직원으로 저자가 겪었던 아프리카의 모습도 녹아있는 여행기다. 보통 여행기라고 하면 현재의 모습을 주로 보게 되는데 이 책은 과거의 모습 또한 같이 볼 수 있다.

각 국가에 갈 때마다 외교부 홈페이지의 국가 개요처럼 그 국가와 관련된 다양한 통계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대사관 직원으로 근무하던 습관이 남아있는 것일까?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아프리카 국가들의 독립 주체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도 되었다. 그들이 어떻게 조국을 독립시켰으며 어떤 생각으로 국가를 운영했고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까지. 그들 대부분이 저자가 모로코의 중국 대사관에서 일할 때 가까이(?)에서 관심갖고 지켜보던 사람들이라 저자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또한 독자들 역시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경험(50-60년대 아프리카의 외교관으로 일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들은 1960년대에 독립했고 이후 십여년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오일쇼크 이후 그 국가들은 더이상 성장하지 못했고 현재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 중 하나가 되었다. 똑같이 60-70년대에 발전하기 시작했고 80년대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한 대한민국과의 차이는 어떤 것일까?

최근 중국이 아프리카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나는 중국이 급격히 성장한 이후 아프리카에 본격적인 투자를 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50-60년대부터 아프리카 국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전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화교의 영향도 분명 있을 것이고 당시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지향하던 이데올로기가 사회주의였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중국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아프리카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최근 그것을 이용해 본인들의 영향력을 더욱 펼치고 있다.


아쉬웠던 점은 저자의 민족주의적 관점이다. 저자가 중국의 엘리트 코스를 밟다가 수많은 고난을 겪게 된 계기가 어쩌면 민족주의를 인식하면서부터이다. 그래서인지 책 전반적으로 민족주의적 관점, 혹은 '국뽕'이 묻어나온다.


한 국가를 방문하면 도서관부터 찾는 그의 여행 습관은 참고할 만하다. 언젠가는 나도 아프리카 대륙의 여러 국가들을 방문할 것인데 그 때를 상상하면서 이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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