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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야기/[2017년~] 통증

용어 선택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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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엑스레이에서 골절이 확인된 환자에게,

의사: 여기 골절이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해야 하고 저렇게 해야 하고 1주일마다 한 번씩 엑스레이 찍어봐야 하고 어쩌고 저쩌고.... (한참 설명)
환자: 그럼 뼈 부러진 데는 없다는 말인가요?
의사: 아뇨. 골절이 있습니다. 여기 뼈가 부러졌습니다.

 

#2

교통사고 이후 어지럽다는 환자에게,

의사: 혹시 구역이나 구토는 없었나요?

환자: 네

의사: 그렇다면 어쩌고저쩌고 (한참 설명)

환자: 그런데 속이 메스꺼운 느낌이 있는데 괜찮은가요?

의사: 구역감은 없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환자에게 설명하다 보면 용어 선택이 참 어렵다.
나는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하고 한국어 단어를 고른다.
그런데 환자는 그게 익숙하지 않은 단어(대부분 한자어)라 대화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지금 있는 병원의 대표원장님 지론은 환자들에게 쉬운 단어로 설명하고 쉬운 단어로 차팅하라는 것이다.
영어 용어에 익숙했던 내가 한글 용어를 사용하려고 노력중인데,
의학 교과서에서만 쓰는 용어와 실생활에서 쓰는 용어를 구별하는 게 쉽지 않다.
경험을 쌓다 보면 구별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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