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3
만날 뚜벅뚜벅 걷기만 하다 오늘은 친척분의 차를 얻어타고 여행하는 호사를 누리게 되었다. 자동차 여행은 편하고 활동 반경이 넓어진다는 장점도 있지만 내 동선이 제한적이 된다는 단점도 있다. 어쨌건 오늘은 소쇄원을 간다.
중종 때 기묘사화로 조광조가 죽자 그의 제자 양산보가 시골로 내려와 지은 것이 소쇄원이다. 소쇄원에 걸려 있는 편액들의 국문학적 가치가 어마어마하고 또한 소쇄원 자체의 건축학적인 가치도 엄청나서 원래 국문학자(정확히는 한문학자?)와 건축학도들만 즐겨 찾는 곳이다가 관광지로 명성을 떨치면서 일반인들도 많이 온다고 한다. 설명해주시는 분의 말씀으로는 하루에 1만명도 온다고는 하나 그대로 믿기 어렵다.
제월당이다. 소쇄원은 현재 제월당과 광풍각, 이렇게 두 채의 건물만 남아 있다. 저 마루의 오른편에 보이는 편액에 김인후가 썼다는 소쇄원 48영이 적혀 있다. 편액 자체를 만든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으나 글 자체는 명문이라고 한다. 소쇄원에서 볼 수 있는 48가지의 멋진 광경을 묘사한 글인데 자세한 해설은 이곳을 참조해주길 바란다. 나중에 기회가 있다면 다시 와서 저 48영을 하나하나 찾아보고 싶다.
소쇄원은 주변 경치가 예술이다. 누구나 제월당에 앉으면 책이 읽고 싶어질 정도이다. 문화해설사분의 말씀에 따르면 주변 학자들도 이곳에 와서 한 달은 기본으로 머물다 돌아갔다고 한다. 양산보가 조정에 실망하고 내려와 별장을 지은 곳인데 이 정도 별장이면 한양이 눈에 보일리 만무하다. 만약 혼자였다면 이곳에서 두세시간은 그냥 머물렀을텐데…
광풍각이다. 거의 정사각형 모양의 방이 한 가운데 있고 주변에 마루가 뺑 둘러서 있다. 특이한 구조라고 생각했는데 주변 정원에는 이러한 구조의 건물이 꽤나 있었다.
내려가는 길에 오리가 있었다. 도시를 떠나 자연을 즐기기에는 소쇄원만한 곳이 없는 듯하다.
소쇄원 주변에는 환벽당, 식영정 등의 정원이 많다. 한가로움을 즐기려면 그런 곳도 좋을 듯하다.
친척분의 안내로 명옥헌 원림이라는 곳을 갈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도 꽤나 걸어들어간 곳이었다. 그곳에 신세계가 펼쳐져 있을 줄이야.
인공연못 한 가운데 섬이 있다. 섬과 주변에는 모두 백일홍이 심어져 있다. 그리고 저편에 명옥헌이 있다.
명옥헌에서 본 모습이다. 조선시대 누군가의 별장이라는데 경관이 웬만한 회장님 집 정원 급이다. (물론 회장님 집에는 가본 적이 없다.) 뒤에는 산이 있고 앞에는 물이 있는, 정말 구조도 완벽하고 경관은 더욱 좋았다. 안타깝게도 내가 갔을 때에는 백일홍이 거의 다 지어 있는 상태였는데 만약 백일홍이 활짝 피어 있다면 장관이 연출될 듯하다.
하늘을 보니 명옥헌 방문 기념으로 비행기가 한 대 지나간 듯하다.
이렇게 담양여행이 끝났다. 울창한 대나무 숲과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담양. 떡갈비만 있는 동네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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