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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야기/[2017년~] 진료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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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사람이 의사가 되어야 하는 이유 https://null0s.tistory.com/190 꼭 공부잘하는 사람만 의대에 가야할까? 나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대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성적순으로 선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디선까 네덜란드 의대 선발 과정에 대해 들었고 그것에 대해 찾아보면서 그 null0s.tistory.com 위 글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는 글이다. 네덜란드 의대에서는 성적순대로 입학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부 잘하는 사람이 의대에 입학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왜 이렇게 했을까? 진료를 해보면서 이것에 대한 답을 찾았다. 의료행위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환자에게 어떤 불편함을 주는 '원인'이 있고 그것이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의사는 그 '증상'을 보고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주는 사람..
백신 만능론은 경계해야 코로나19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다양하다. 그 다양한 반응 중 일반적인 경향 하나를 보면 정부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읽은 쌀 재난 국가 라는 책이 떠오르는 부분) 올 초부터 사람들의 분노 포인트는 백신을 빨리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많은 선진국들이 백신을 조기에 구해서 백신을 놔주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백신 접종이 늦다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생각 깊은 곳에는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가 종식될 것이다'라는 것이 깔려있다. 과연 그럴까? 요새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을 보면 코로나 확진자는 여전히 많다. 확진자 수는 백신 접종률과는 무관하게 전세계 주요국에서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4차 유행이 생기는 시기에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서도 4차 유행이 ..
기묘한 사회적 거리두기 모 백화점에 위치한 모 캡슐커피 매장에 방문했습니다. 캡슐커피를 사러 아내와 줄을 서 있는데 계속 직원이 줄 설 때 거리를 유지하라고 안내합니다. 당연히 나와 아내는 붙어있고 다른 일행과의 거리를 띄우려고 했습니다. 다른 가게에서는 다 그렇게 하니깐요. 그런데 계속 직원이 저와 아내가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라고 안내합니다. 이상했지만 그렇게 했습니다. 더 이상한 일은 캡슐 커피를 사러 카운터로 갔을 때 벌어졌습니다. 저는 아내와 같이 왔고 같이 커피캡슐을 골라야 하니 당연히 카운터로 같이 갔습니다. 그런데 카운터 직원 왈,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한 명만 직원과 얘기 하면서 캡슐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아내가 캡슐커피를 사는 동안 멀리 떨어져 있어야 했습니다. 코로나 19가 유행한지..
전문가에게 너무 가혹한 사회 의학사에 대한 책을 읽었다. 150년 전에는 병원에서 수술한 환자의 50% 정도가 살아서 나오질 못했다. 사람들은 병원에 가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래도 여전히 의사들은 존중받았다. 본인이 수술한 환자가 죽었다고 의사를 처벌하는 일은 없었다. 2021년 현재, 병원에서 수술한 환자의 99%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다. 나는 대학병원 수술실에서 4년을 근무했다. 보통 하루에 수술을 100여개를 했는데 수술 중에 사망하거나 수술이 잘못되어서 사망하는 경우는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2021년 대한민국에서 수술 중 혹은 수술 후 환자가 사망할 경우 또는 진료 후 환자에게 치명적인 후유증이 남은 경우 의사는 형사소송을 당할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 실제로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도 왕왕 있다. 사망률이 극단적..
코로나는 어떻게 될까? 요새 자본시장이 난리다.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각 나라 정부들이 돈을 풀면서 부동산 가격도 미친듯이 오르고 주식도 미친듯이 오르고 있다. 이런 가격 상승의 기저에는 코로나는 언젠가 종식될 것이고 그 종식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희망찬 기대감이 있다. 과연 그렇게 될까? 바이러스나 감염 쪽에는 아는 바가 전혀 없지만 나 나름 말도 안되는 예상을 해볼까 한다. 사실 2020년 2월부터 내 생각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COVID-19의 종식은 인류가 그것을 떨쳐낼 수 없음을 인정하는 때' 라는 것이다. 요새 각종 게시판이나 뉴스 기사는 백신으로 떠들썩하다. 왜 백신을 빨리 도입하지 않느냐는 사람들의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여기서 모두가 생각하고는 있지만 감히 꺼내지 않는 질문이 있다...
환자의 자기 선택권 진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이제 6개월 정도 되었다.지난 6개월간 나는 평소의 신념대로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여러가지 치료옵션을 설명하고 각각의 장단점을 설명해준 후 환자에게 직접 치료 방법을 선택하게 했다.환자가 스스로 자기 몸을 치료할 방법을 선택하게 한 것이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환자에게 치료방법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정말 옳은 것인지에 대해 회의가 들기 시작했다.환자마다 성향이 다르기는 하지만 많은 환자들은 가장 비용이 적게 들거나 비침습적인 치료방법(대표적으로는 약물치료)을 선택했다.물론 그런 치료법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A라는 치료방법이 훨씬 나은 방법임에도 환자들은 B라는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A라는 치료방법 대신 B라는 치료방법을 선택했을 ..
공공의대 운영안 제안 나라에서 공공의과대학을 만들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그래서 내가 운영안을 하나 제안해본다. 1) 학생 선발공공의대의 정원은 100명 내외로 한다.인원 선발은 지역의사제로 한다.공공의사가 필요한 시군을 정하고 각 시군별로 T/O를 정한다.응시 자격은 해당 시군에서 고등학교를 3년동안 다녔거나 해당 시군에서 중학교를 3년 다니고 검정고시를 통과한 경우로 제한한다.지원자 중 성적 순으로 각 지역 T/O의 5배수를 선발한다. 이후 각 지역별로 선발된 인원이 한 자리에 모여 추첨을 통해 선발 인원을 정한다. 2) 의대 교육교육비는 전적으로 정부에서 담당한다.교육과정 및 실습 등은 전적으로 공공의료원에서 담당한다. 3) 졸업 후 진로인턴 및 전공의 수련은 공공의료원에서만 가능하다. 공공의료원에서 수련받을 수 없는 과..
공공의료인력 4000명이 2040년에 가지는 효과를 추정해보자.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4명이다. (출처: http://www.medicaltimes.com/Users/News/NewsView.html?ID=1134891) 여기서 의사 수는 의사 + 한의사 + 치과의사다. 2018년 대한민국 인구는 51,606,633명. 이를 통해 의사 수를 역산해보면 대충 124000명이다. 2022년부터 10년간 공공의료인력 400명을 매년 추가 모집한다고 가정하자. 의전원 2022년 입학이면 졸업이 2026년. 인턴+전공의 합치면 5년 더하면 2031년이다. 군대는 다녀왔다고 치고 이 때부터 10년 후인 2040년이 본격적으로 추가 모집된 공공의료인력 4000명이 활동하는 시기가 된다.정부는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원 확대 및 추가 모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