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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아홉째, 열번째 주> 강남 소아과 강남 소아과는 실습보다는 강의 위주였다. 그래서 에피소드로 삼을 만한 게 그닥 많지는 않았다. 실습 중에 듣는 강의라 강의실에서보다는 더 내용도 와 닿고 소수 그룹 강의라 집중도 잘 되었지만 그래도 실습에서 강의의 비중만 너무 높은 것 같은 느낌도 조금 있었다. 하지만 강남 소아과의 가장 큰 특징은 무한 대기였다. 오후 회진을 언제 돌지 모르니 전체 일정 끝나고 몇 시간이고 대기 타야 하는 것... 둘째 주엔 사람이 적어서 그나마 나았지만 첫 주에는 작은 학생휴게실에 바글바글한 사람이 있어서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첫 주에 오후 회진을 도는 데 응급실에 한 환자가 있다 해서 응급실에 갔다. 5살 정도 된 여자아이인데 입은 완전히 부르터서 어디가 입이고 어디가 나머지 얼굴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정도였고 온 ..
<실습 여덟째 주> 신촌 소아과 호흡기,감염 소아 호흡기 파트에서 딱히 기억에 많이 남는 일은 없었다. 실습이 하루 반밖에 안 되었던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환자가 pneumonia, bronchiolitis, croup이었기 때문인 이유도 크다. 그 중에 한 명 기억나는 환자가 있는데 대충 중3쯤 되는 남환이었다. 1주일간의 cough를 주소로 내원했는데 일단 학교 다닐 때 기침 오래해서 폐렴이 의심되면 머리에 mycoplasma를 떠올려야하는데 이 환자가 딱 그거였다. 가슴사진을 찍어보니 left lower lobe이 아주 새하얗게 나온 게 전형적인... 첫날 볼 때엔 어느정도 기침만 심할 뿐 괜찮아 보였는데 며칠 있다 보니 기침이 엄청 심해지고 애가 힘들어 죽으려고 했다. 하지만 mycoplasma pneumonia를 봐서 이 케이스가 기억나..
<실습 일곱째 주> 신촌 소아과 NICU NICU는 병원 내에서도 참 특이한 곳이다. 일단 회진 때 NICU 안에서만 돈다는 것 자체가 특이하고 그 덕분에 다른 사람들은 전혀 만나지 못하고 NICU에 있는 레지던트 선생님들과 간호사 선생님들만 계속 봐야한다는 것도 특이하다. 실습 돌기 전에 먼저 돌았던 사람들로부터 NICU는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학생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직접 가보니깐 정말로 학생에게 관심갖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저 교수님 회진 오시면 부르는 정도? 물론 선생님들의 할일이 워낙 많다보니 그럴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그렇다고 이런 무관심이 서운하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무관심 속에서 NICU내에 있는 아이들 보는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 다만 일정이 끝났는데도 학생을 보내지 않고 그냥 무한대기 타야할 것만 ..
<실습 여섯째 주> 신촌 소아과 소화기 1. 병실에 아주아주 귀엽게 생긴 한 남자아이가 있었다. Lennox-Gastaut syndrome이라는 병이 있었지만 잘 치료받고 있었고 이번엔 소화기 증상으로 입원한 아이였다. 항상 어머니가 유모차에 태워서 끌고 다니셨는데(아이는 7살인데 7살치곤 좀 작았다.) 항상 우리가 갈 때마다 시크한 표정으로 우리를 쳐다보았다. 좀 잘생긴 얼굴에 시크한 표정까지 합쳐져서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말 걸어도 대답 잘 안하는 나쁜 남자인 줄 알았는데.......... 다른 과 도는 친구한테 들은 얘기를 듣고 배신감을 느꼈다. 자기들이 회진 갈 때에는 막 커튼으로 얼굴 가리면서 장난치고 청진기 가지고 장난치고 부끄러워하고 말도 잘 했다는 것이다..... 원인을 분석해보니- 소아 소화기에는 교수님도 남자분이고 ..
<실습 다섯째 주> 신촌 소아과 신장 참 특이한 교수님을 만났다. 이제 실습돈지 5주밖에 안 되었지만 이런 교수님은 처음이었다. 이번 실습의 담당 교수님은 병원을 걸어다니다가 만나는 교수님마다 허리굽혀 인사하고 간호사 분들과는 인사는 물론 대화도 나누시며 심지어 실습 후 만난 학생에게까지도 고개+약간의 허리까지 굽혀 인사하시는 교수님이었다. 교수가 된지 얼마 되지 않은 이유도 있겟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간호사분들이나 학생에게까지 인사 잘하는 교수님은 처음이었다. 무엇보다도 간호사분들과 이렇게나 친한 교수님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생각하게 되었다. 병원에서 간호사와 의사의 관계에 대해서... 의사와 간호사의 관계는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붙어있지만 역시나 동전의 양면처럼 항상 반대쪽만을 보고 있는 관계이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평탄하..
<실습 넷째 주> 신촌 감염내과 1. '감염내과'라는 이름만 들어도 이 과에서 어떤 환자를 보는지 대충 감이 올 것이다. 그러나 그 환자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직접 보지 않고서는 믿기 힘들 것이다. 우선 감염내과는 말 그대로 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환자를 보는 과이다. 흔한 감기나 장염 같은 것을 다루기도 하지만 3차병원에 있는 감염내과이다보니 그런 질환 등은 로컬로 넘기고 주로 심한 감염이나 드문 감염을 주로 다룬다. 이런 외부에서 감염된 환자 외에 감염내과에서 특히 중요시하는 환자는 바로 병원내 감염이다. 병원내 감염이란 병원에 입원한 이후에 감염되는 경우인데 우선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면역력이 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병원내 감염으로 인해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서 병원내 감염을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항생제 ..
<실습 셋째 주> 신촌 알레르기내과 1. 알레르기(Allergy)라는 것은 다른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의학용어로는 '예상과는 다른 신체반응' 정도가 적당한 뜻이 되겠다. 즉, 알레르기 질환은 의사들이 예상하지 못한 신체의 반응이 나타난 질환들이다. 대표적으로는 우리가 많이 들어본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 피부염 등이 있다. 2. 전 텀을 돈 형이 알레르기내과가 아니라 널레르기내과라면서 실습이 엄청 널럴하니깐 오후에 뭐할지 생각해두라고 했다.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실습을 나갔는데 웬걸. 아주 빡센 실습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널레르기라고 부를 만한 수준도 아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무언가 특별히 한 것은 없는데 여유 시간이 많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던 한 주였다. 2~3시간 쭉 여유시간이 있어야 기숙사에도 가서 좀 쉬거나 하는데 길..
<실습 둘째 주> 신촌 류마티스내과 매일 실습후기를 적기엔 너무 귀찮아서 바빠서 일주일 치를 모아서 쓰기로 했다. ----------------------------------------------------------------------- '류마티스 내과의 환자'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관절염 환자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실제 류마티스 내과의 환자는 정말 다양했다. 물론 RA(rheumatic arthritis:류마티스 관절염)환자도 있고 SLE(systemic lupus erythematosus:전신 홍반성 루푸스)환자, AS(Ankylosing spondylitis:강직성 척추염)환자, gout(통풍)환자도 있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질환들을 류마티스 내과에서는 다룬다. 하지만 외래 진료 참관을 하다보니 정말 왜 이 환자가 류마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