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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유럽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3일차 to 하이델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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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일차 @도쿄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2일차 @도쿄-뮌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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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7일

오늘은 그 동안 정들었던 뷔르츠부르크 바벨피쉬 호스텔을 떠나는 날입니다. 시설좋고 깨끗한 4인실에서 세 명이 즐겁게 지냈었는데 떠나려니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이델베르크에서도 이런 좋은 숙소를 구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하지만 여행의 묘미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 아니겠습니까?ㅎㅎ

호스텔 방 창문으로 본 풍경입니다. 창밖으로 멋진 성당이 보이네요. 사진 아래에는 어제 밤에 먹다 남은 와인병도 있습니다.ㅎ 이전 포스트에서도 말했지만 뷔르츠부르크에 가면 와인 꼭 먹어봐야 합니다!!ㅋ

오늘도 역시 아침을 해먹고 느지막하게 뷔르츠부르크를 떠났습니다. 목적지는 하이델베르크. 아마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하나일 것 같아서 안 가려다, 그래도 독일에 왔으니 한 번쯤은 가봐야하지 않겠냐면서 가기로 했습니다. 하이델베르크까지는 기차로 약 2시간 반. 중간에 한 번 S-Bahn으로 갈아타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 눈은 오지 않지만 창밖에는 그동안 얼마나 눈이 많이 왔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열차를 타면서 느낀거는 독일에 참 산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언덕 정도는 보이지만 높은 산은 알프스 쪽 가지 않으면 잘 없는 느낌이었죠. 조금만 시내를 나가면, 아니 시내 한 가운데에도 산이 있는 우리나라와는 참 대조적인 풍경이었습니다^^


조금 더 가니 이렇게 눈이 다 녹은 동네도 있었습니다. 독일에는 이렇게 작은 규모의 마을들이 참 많았습니다. 평지도 많고 교통도 발달해서 사람들이 굳이 도시에 모여 살지 않는 걸까요? 아니면 도시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는 걸까요?


가는 길에 만난 귀여운 꼬마 숙녀입니다. 전 저 표정에 반해버렸습니다.ㅎㅎ

Osterburken에서 S-Bahn으로 갈아탈 때 시간이 대충 1시 반 정도 되었습니다. 평일 점심 때라 그런지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초등학생들이 참 많더군요. 그런데 이 아이들을 보면서 놀란 게 있습니다. 뭔지는 일단 사진 보고 말씀드릴게요.ㅎ

제가 놀란 게 뭘까요? 바로 저 가방의 크기입니다. 이 때가 마침 우리나라에서 초등학생들의 가방이 너무 무겁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였습니다. 학원 교재가 너무 크고 무거워서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캐리어처럼 된 가방을 끌고 다닌다는 내용이었죠. 그 기사를 읽고 독일에 갔는데.... 여기 학생들은 우리나라보다 더 큰 가방을 메고 다니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진 속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아이들 외에도 거의 모든 아이들이 자기보다 훨씬 더 큰 가방을 메고 있었습니다. 독일 교육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덜 빡세다고 알고 있었는데... 가방 크기만큼은 아닌게 확실합니다. (그런데 웃긴게 나중에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 가방을 보니 그냥 천조각 하나 넣어가지고 다닌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가방이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

이 날은 날씨가 엄청나게 좋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탄 S-Bahn은 강가를 따라 계속 갔죠. 왠지 저 강가에 가서 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마구마구 들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모토가 '무계획' 아니겠습니까? K와 의기투합한 저는 J를 설득하여 결국 하이델베르크에 도착하기 전에 열차에서 내리고 말았습니다.

바로 이곳입니다. 역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아주아주 작은 마을이었습니다. 그 S-Bahn에서 내린 사람이 우리 셋밖에 없었다는-ㅁ-; 열차에 타 있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했을 듯합니다.ㅎㅎ (지금 찾아보니 Lindach라는 곳입니다. 아마 여기서 내린 한국인은 저희 셋이 최초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동네 구경만 하다가 다음 S-Bahn을 타고 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강을 향해 가다보니 왠지 강가를 걷고 싶었고 결국 캐리어를 끌고 다음 역까지 걸어서!! 가기로 했습니다. 강쪽으로 내려가보니 강가로 왕복 4차선의 큰 도로가 있고 차가 쌩쌩 달리더군요. 대충 방향감각을 따라서 차도 옆 보도를 걷는데 조금 걷다보니 보도가 끊겼습니다. 저는 그냥 무리해서 가려는데 옆으로 덤프트럭 몇 대가 쌩~ 하고 지나가고... J는 차에 치여 죽을 것 같다고 그냥 돌아가자고 하고... 저와 K가 잘 우겨서설득해서 강가에 나 있는 도로를 따라 걷기로 타협했습니다. 그렇게 강가를 걸었습니다. 얼마나 걸릴지 전혀 예상치 못한 채로. 기차 타면 역간 거리가 5분도 채 안되는 느낌이었으니깐 별로 멀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이게 우리가 걸은 강가 도로입니다. 이 도로는 그나마 캐리어를 끌고 다닐만 했습니다.

강가에 이렇게 체육시설이 있더군요. 물론 당시엔 아무도 쓰지 않았지만.

마을은 이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아마 저희가 내린 곳이 여름 휴양지같은 곳이었던 듯합니다. 강가에 유람선같은 것도 있었고 저 집들도 대부분 가정집+식당+숙박시설,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강 건너에는 저런 건물도 있었습니다. 무슨 건물인지는 전혀 알 수 없는.....

조금 더 가다보니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강만 있습니다. 참고로 저 강은 하이델베르크 가운데를 지나는 Neckar 강입니다.ㅎ

어느새 강이 오른쪽으로 이동했죠? 강을 건넜습니다. 어디로 건넜냐면... 저 위쪽에 강 사진을 잘 보시면 저 멀리 교각 같은게 보일 겁니다. 저게 무엇인지 멀리서 엄청 궁금했는데 가보니깐 마치 댐 같은 곳이더군요. 운하에서 배가 다닐 수 있게 해주는... 곳인데 이름을 정확히 모르겠습니다.ㅠㅠ (지금 찾아보니 '로크'????인 듯한데..) 어쨌든 그 곳을 통해 이 쪽으로 건너왔는데, 여기는 길 사정이 무척 안 좋더군요. 공사중이라 진흙밭이라. 캐리어를 끌고 다니기 정말 고달팠습니다.

조금 더 가니 마을이 나옵니다. 마을 이름은 저기 써 있듯이 Rockenauer. 여긴 아까 본 마을보다는 더 크더군요.ㅎㅎ

마을의 메인 도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하도 걸었더니 (약 1시간 가량...) 다들 말이 없어졌고 그냥 다음 S-Bahn 역이 빨리 나오기를 바랄 뿐...ㅠㅠ

그렇게 걷고 또 걸으니 이번엔 규모가 제법 되는 마을이 나옵니다. 기찻길이 저길 지나고 기차가 이 도시에 다가서기 전에 속도를 줄이는 것으로 보아 여기에는 역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역시나 기차역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겨우 찾아온 기차역. 저 오른쪽에 있는 계단을 타고 올라가 구름다리를 건너면 역이 나옵니다. 기차를 타기 전에 오랜 걸음으로 지쳐있을 심신에게 맥주 한 병을 선사하기 위해 Rewe에 들렀습니다. (Rewe가 어떤 곳인지는 독일 여행에서 살아남기 위한 독일 정보 를 참조해주세요ㅎㅎ) 여기서 Rewe를 만나니 너무 반갑더군요ㅠㅠ

이 마을의 이름은 저기 써 있습니다. 이렇게 약 한시간 반 가량의 Neckar강 따라 걷기가 끝납니다. 힘들었지만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일탈이었죠.ㅎㅎ 그런데 나중에 하이델베르크 가서 구글맵으로 확인하니 우리가 내린 곳이 하필이면 다음 역과의 거리가 가장 먼 곳이었습니다. 보통 역간 거리의 두 배 쯤?-ㅁ-;;;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드디어 하이델베르크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오후 5시 반쯤 되었는데 밖은 이미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졌습니다. 역시 하이델베르크에도 숙소는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 몸이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냥 하이델베르크 역에서 가장 가까운 유스호스텔로 향했습니다. 이름이 Steffi's Hostel. 여기를 주소만 보고 찾아갔는데 아주 고생했습니다. 길가에서 조금 들어간 곳에, 절대 호스텔이 있을 것 같이는 생기지 않은, 공사하고 있는 건물에 있더군요.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화물용 엘리베이터-ㅁ-; 이 호스텔은... 그닥 추천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여태까지 갔던 호스텔들이 시설이 너무 좋아서인지, 여기서는 너무 실망만 했네요...

하이델베르크의 첫 인상은 '젊은이가 많은 도시'였습니다. 이 느낌은 뷔르츠부르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도시에 딱 도착하자마자 제일 많이 보이는 것이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수다떠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이었죠. 아마 두 도시 다 대학으로 유명한 도시들이라 그런 듯합니다. 하이델베르크와 뷔르츠부르크의 차이라면 하이델베르크에는 동양인이 참 많았고 뷔르츠부르크에는 주로 유럽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 정도? 하이델베르크 대학 이야기는 내일 여행기에서 더 자세히 하겠습니다~ㅋ

이렇게 뷔르츠부르크->하이델베르크 로 이동하는 데에만 하루를 썼습니다. 하지만 하이델베르크에 빨리 와도 딱히 할 것은 없었기에, 일정에 불만은 없었습니다-_ㅋ 여유되면 꼭 이렇게 기존의 여행 패턴을 벗어나보고 싶엇거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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