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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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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22 점심 먹으러 근처 음식점에 갔다. 한참 먹고 있는데 갑자기 직원이 오더니 서비스라며 음식을 추가로 준다. 눈을 똥그랗게 뜨고 쳐다보니 의사분 아니냐면서 저번에 손가락 치료해준 것 너무 감사하다고 그러셨다. 그러면서 서비스 주신 것... 뭔가 당황스러웠지만 뿌듯했다.
화이자 백신이 5~12세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 https://www.nytimes.com/2021/09/20/health/covid-children-vaccine-pfizer.html Covid Vaccine Prompts Strong Immune Response in Younger Children, Pfizer Says Vaccinated kids aged 5 to 11 showed evidence of protection against the virus, the company said. The data must be reviewed by the F.D.A. before children can be inoculated. www.nytimes.com 9월 말에 FDA에 5~12세 승인 요청할 듯. 5세 미만 자료는 4분기에 나올 예정. 현재 (202..
공부 잘하는 사람이 의사가 되어야 하는 이유 https://null0s.tistory.com/190 꼭 공부잘하는 사람만 의대에 가야할까? 나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대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성적순으로 선발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디선까 네덜란드 의대 선발 과정에 대해 들었고 그것에 대해 찾아보면서 그 null0s.tistory.com 위 글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는 글이다. 네덜란드 의대에서는 성적순대로 입학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부 잘하는 사람이 의대에 입학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왜 이렇게 했을까? 진료를 해보면서 이것에 대한 답을 찾았다. 의료행위는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환자에게 어떤 불편함을 주는 '원인'이 있고 그것이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의사는 그 '증상'을 보고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주는 사람..
마취과 의사의 척추마취 받은 후기 갑자기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픈 데가 있어서 병원에 갔더니 원장님이 "이건 당장 수술을 해야겠습니다."라고 하시더니 당일로 바로 입원해서 수술받게 되었습니다. 부위가 하반신 쪽이라 척추마취를 해야 하는 수술이었습니다. 국소마취로는 수술을 받아본 적은 있었지만 척추마취는 처음이었습니다. 항상 마취를 하기만 하다가 직접 당해보니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일단 입원을 결정한 후 집에 가서 하룻밤을 보낼 물건들을 챙겨서 병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시간은 대충 낮 12시쯤. 원장님이 수술은 1시반쯤으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다행인지 전날 저녁 이후 아무것도 안 먹어서 금식 문제는 따로 없었습니다. 병실에 누워있으니 스르르 잠이 오더니 잠을 잤습니다. 문이 벌컥 열리면서 "수술하러 갑시다."라는 원장님의 목소리가 들..
백신 만능론은 경계해야 코로나19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다양하다. 그 다양한 반응 중 일반적인 경향 하나를 보면 정부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읽은 쌀 재난 국가 라는 책이 떠오르는 부분) 올 초부터 사람들의 분노 포인트는 백신을 빨리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많은 선진국들이 백신을 조기에 구해서 백신을 놔주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백신 접종이 늦다는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생각 깊은 곳에는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가 종식될 것이다'라는 것이 깔려있다. 과연 그럴까? 요새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을 보면 코로나 확진자는 여전히 많다. 확진자 수는 백신 접종률과는 무관하게 전세계 주요국에서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4차 유행이 생기는 시기에는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서도 4차 유행이 ..
용어 선택의 어려움 #1 엑스레이에서 골절이 확인된 환자에게, 의사: 여기 골절이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해야 하고 저렇게 해야 하고 1주일마다 한 번씩 엑스레이 찍어봐야 하고 어쩌고 저쩌고.... (한참 설명) 환자: 그럼 뼈 부러진 데는 없다는 말인가요? 의사: 아뇨. 골절이 있습니다. 여기 뼈가 부러졌습니다. #2 교통사고 이후 어지럽다는 환자에게, 의사: 혹시 구역이나 구토는 없었나요? 환자: 네 의사: 그렇다면 어쩌고저쩌고 (한참 설명) 환자: 그런데 속이 메스꺼운 느낌이 있는데 괜찮은가요? 의사: 구역감은 없다고 하시지 않았나요? 환자에게 설명하다 보면 용어 선택이 참 어렵다. 나는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하고 한국어 단어를 고른다. 그런데 환자는 그게 익숙하지 않은 단어(대부분 한자어)라 대화가 성립하..
기묘한 사회적 거리두기 모 백화점에 위치한 모 캡슐커피 매장에 방문했습니다. 캡슐커피를 사러 아내와 줄을 서 있는데 계속 직원이 줄 설 때 거리를 유지하라고 안내합니다. 당연히 나와 아내는 붙어있고 다른 일행과의 거리를 띄우려고 했습니다. 다른 가게에서는 다 그렇게 하니깐요. 그런데 계속 직원이 저와 아내가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라고 안내합니다. 이상했지만 그렇게 했습니다. 더 이상한 일은 캡슐 커피를 사러 카운터로 갔을 때 벌어졌습니다. 저는 아내와 같이 왔고 같이 커피캡슐을 골라야 하니 당연히 카운터로 같이 갔습니다. 그런데 카운터 직원 왈,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한 명만 직원과 얘기 하면서 캡슐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아내가 캡슐커피를 사는 동안 멀리 떨어져 있어야 했습니다. 코로나 19가 유행한지..
중고나라에서 보조기 사온 환자. 내가 지금 근무하는 병원은 고전적인 방법의 반깁스만 가능하다. 예를 들면 이런 느낌의. 석고로 모양을 만들고 압박붕대로 감아서 고정하는 양식이다. 비용이 많이 안 드는 대신 풀었다 감았다 하는 것이 좀 불편하다. 그래서 요새는 병원에서 보조기를 많이 쓴다. 예를 들면 이런 느낌의. 내 발 모양에 맞게 변형이 어려운 대신 사용이 훨씬 편하다. 병원 입장에선 부수입이 늘기 때문에 좋고 환자도 사용이 편해서 좋다. 보통 환자들에게 반깁스를 착용하게 하면 병원에서 해준대로 계속 착용한다. 그런데 며칠 전 골절로 반깁스를 하고 보낸 환자가 있었는데 1주 뒤에 다시 보니 보조기로 바꿔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어찌된지 물어봤더니 너무 불편해서 중고사이트들을 뒤져보니 보조기를 파는 사람이 있어서 그걸 사다가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