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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원은 강제이전 되었나? 김시덕 교수가 쓴 를 읽고 있다.이 책에서 성심원이라는 고아원에 대해 소개하면서 1976년, 서울시는 이 지역에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도시 계획을 세웠고, 1983년에는 사회복지 육아 시설을 지방으로 이전하는 정부 정책이 확정되었습니다. 영등포 동쪽 지역이라고 해서 영동이라 불리던 오늘날의 강남을 개발하는 도시 계획에서, 성심원과 같은 기관은 계획 실시에 지장을 초래하는 존재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성심원은 1984년 오늘날의 용인시 수지구로 옮겨 오게 되었습니다. 라고 하였다. 내가 읽은 뉘앙스로는 성심원은 잠원동에 있고 싶었으나 정부가 강제로 서울시 밖으로 보내버렸다는 의미같았다. 과연 그럴까? 성심원 홈페이지에서는 성심원에 대한 연혁 및 이우철 신부에 대한 소개글이 있다.이우철 신부는 1967..
마법의 연금굴리기 - 김성일 김성일 씨의 전작, 는 내게 정말 큰 영향을 준 책이다. 투자를 정말 소액만 하기는 하지만 (가용자금이 적다...) 내 모든 포트폴리오는 그의 추천대로 이루어져있다. 그가 새 책을 쓴 것은 알고 있었는데 연금 얘기라고 해서 구입해서 읽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다시 투자에 관심이 생기면서 연금에도 관심이 생겼다. 그런데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깔끔하게 정리된 곳이 정말 없었다. 여기저기 단편적인 정보를 통합할만큼 내가 재무, 투자에 능력이 있지 못했다. 그래서 이 책을 구입했다. 를 읽은 사람이라면 이 책의 70%는 이미 읽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의 전작이 주장하는 바가 전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70%의 내용이 겹쳐도 나처럼 연금저축, IRP, ISA가 무엇인지 모르는 ..
서울선언 - 김시덕 요새 부동산으로 서울이 후끈후끈하다. 나 역시 그 분위기에 편승해서 부동산 이야기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어쩌다 강남은 이렇게 되었을까?'그러던 중 우연히 김시덕이 쓴 이 책을 알게 되었다. 그가 예전에 쓴 라는 책을 아주 인상깊게 읽었고 그의 새 책인 도 장바구니에 넣어두었지만 그가 서울에 대한 책을 쓴 줄은 몰랐다. 책을 읽는 도중 그의 여러 시각에 대해 많이 공감했다.조선시대의 삶만 역사가 되고 70~80년대의 삶은 역사가 되지 않는 현실. 높은 사람들의 사건만 역사가 되고 '보통' 사람들의 사건은 역사가 되지 않는 현실. 정치인, 경제인들의 뉴스는 신문에 크게 나고 사람들의 생활에 대한 얘기는 신문에 아주 작게 난다. 우리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
사평나루에서 말죽거리까지 옛 길을 찾아서 (1) 조선시대에 한양에서 삼남지방을 가는 길을 여러 개가 있다. 그 중 지금의 강남 지역을 거쳐 가는 길은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 사평나루에서 내리면서 시작되었다. 사평나루에서 길을 따라 말죽거리(지금의 양재)를 거쳐 내려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길은 지금 어디쯤일까?(이하 모든 자료는 국토정포플랫폼 국토정보맵, 서울특별시 항공사진 서비스, 카카오맵에서 가져왔다.)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지도다. 위에 보면 신사리라고 적혀있고 오른쪽 아래에 마죽거리(=말죽거리)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이 지역을 잇는 길이 하나 보인다.일제시대에 이 지역은 개발의 중심이 아니었기에 조선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저 길은 아마 조선시대, 어쩌면 고려시대에 사람들이 이용했던 길일 것이다.이제 구간별로 추적해보자. 한강 ..
문배동육칼과 풍국제분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대경성부대관이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1936년에 제작된 것으로 경성부, 영등포, 인천 등지의 모습을 지도로 표현한 책입니다. 홈페이지에 있는 것은 그것을 다시 책으로 발간하여 e-book화한 것이고요.이것을 보다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e-book 75쪽에 있는 지도입니다.이 지도는 현 삼각지 부근입니다. 오른쪽 아래가 현 용산파크자이 위치이고 길을 따라 위로 쭉 가면 효창공원이 나옵니다.제가 주황색으로 밑줄그은 부분은 풍국제분회사 자리입니다.1921년 용산에 풍국제분회사의 공장이 들어섭니다. 1919년 진남포에 만주제분주식회사의 공장이 최초의 제분 공장이라면 이 용산 공장은 두번째입니다. 풍국제분은 해방 이후 오리온의 창업주인 이양구 회장에게 매입되었고 현재 저 자리는..
원하는 걸 언제나 얻을 수는 없다. 요새 아이에게 계속 하는 말이 있다. 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물론 한국어로..) 아이에게 계속 이 말을 하다보니 이 말이 내게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공중보건의 생활을 거의 마무리하는 단계다.취직 자리를 슬슬 알아보고 있는데 나 스스로 요구사항이 굉장히 많다.일도 잘 가르쳐주는 병원이면 좋겠고, 규모도 어느 정도 있는 병원이면 좋겠다. 월급도 적지 않았으면 좋겠고 휴가도 어느 정도는 보장해주면 좋겠다. 또 집에서 너무 멀지 않으면 좋겠다.취업준비생들이 하는 고민이랑 똑같다.이 중 우선순위를 두고 하나하나씩 취소선을 그어야할 것이다.모두를 얻을 수는 없으니깐.
진이, 지니 - 정유정 동물원에 다시 간 것은 2016년이었다. 2002년에 마지막으로 동물원을 갔으니 2002년이었으니까 14년만이었다. 미국 캔자스시티에 놀러갈 일이 있었고 그곳에서 캔자스 시티 동물원을 가기로 했다. 오랜만의 동물원 방문이라 설렜다. 성인이 되어서도 과연 동물을 좋아할까?라는 궁금증도 있었다. 지루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들었다. 동물원에서 돌아다니면서 내게 느낀 감정은 내 예상을 벗어났다. 설렘이나 지루함이 아니었다. 내가 느낀 것은 연민이었다. 캔자스시티 동물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예전 동물원처럼 철창 안의 좁은 공간에 동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구조는 아니었다. 최근 많은 동물원들처럼 동물 보존에 높은 가치를 두고 동물들이 조금이나마 더 편하게 지낼 수 있게 우리가 넓었다. 심지어 한쪽 구역은 ..
툭하면 아픈 아이, 흔들리지 않고 키우기 - 강병철 공보의 1년차 때는 내가 내 이름을 걸고 처음으로 환자를 보는 시기였다. 그래서 의욕이 넘쳤다. 비록 환자군은 감기가 대부분에 고혈압, 당뇨 조절받는 사람이 전부였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열심히 설명했다.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설명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특히 감기 환자는 더욱 그랬다. 처음엔 감기 환자에게 약을 최소한으로 썼다. 그러던 어느 날 약을 내어주는 여사님이 '약을 너무 조금 준다며 환자들이 싫어한다'는 얘기를 했다. 감기 걸렸을 때 왜 약을 먹을 필요가 없는지에 대해 10여분을 설명했지만 환자들에게 돌아오는 반응은 '약이 너무 적다'였다. 공보의 3년차가 끝나가는 지금 나는 1분 진료를 한다. 내가 10분을 떠들어봤자 어차피 환자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냉소적인 태도도 생겼다. 괜히 내 원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