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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텀 바쁜 인턴 생활과 귀차니즘으로 인해 인턴이야기를 많이 못 썼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기록을 위해 각 텀별로 있었던 일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3텀] #1. 내과 인턴이 되었다. 처음으로 병동 일도 해보고 입원환자를 상대하는 일을 하였다. (이전에는 환자를 엑셀 파일에서만 보거나 응급실 환자를 봤으니..)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의욕적으로 일했다. 실수도 많이 하고 많이 혼나기도 했지만 의사로서 갖춰야 할 능력을 업그레이드 하는 좋은 기회였달까? 내가 맡은 파트는 담췌파트(+내분비)였다. 교수님이 나름 유명하신 분이라 환자가 많았다. 나의 일상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침 7시 - 회진 가이딩 오전 - 각종 드레싱과 푸시 처리. 오후 - 신환받기 당직 이정도였던 것 같다. 이 파트의 특징은 ERCP 방으..
내게 고맙다고 하신건지 욕을 하신건지.. 12.04.02 응급실은 보통 일요일이 제일 바쁘고 평일과 토요일은 그보다 널럴하다. 보통 때에는 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접수하고 바로 응급실로 들어와서 진료를 보지만 일요일에는 접수하고 밖에서 대기하다가 의사가 부르면 응급실로 들어오는 차이랄까? 그런데 이번 월요일에는 이상하게 환자가 많았다. 그것도 한 3시간 정도만 집중적으로. 내가 이곳에서 처음으로 근무한 날이 일요일이었는데 이번 월요일에 가장 바쁠 때에는 그 일요일보다도 더욱 바빴다. 응급실 침대가 모두 차서 환자를 복도에서 진료할 정도였으니깐. 평소에도 그닥 친절하고 설명 잘하는 의사는 아니지만 바빠지면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진다. 쌓여있는 초진차트를 보면서 내 마음이 더욱 급해져서인지, 환자에게 설명을 대충하고 환자 얘기도 많이 못 듣게 된다. ..
감사를 받을 줄 모르는 의사 선생님 12.03.26 성형외과에서 비서질 하다가 처음으로 제대로 된(?) 의사 노릇을 하게 된 홍익병원 응급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환자를 보려니 아침부터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어제 당직 서면서 밤새도록 레지던트 콜을 받느라 잠도 못자서 더욱 정신이 없었다. 나중에 보니 일요일 하루에 본 환자만 178명. 인계받을 때 3월 한달간 가장 많은 환자를 본 날 180명 정도를 봤다고 들었는데 나는 첫 날부터 그 기록에 근접했다. 어느 정도로 바빴냐면 아침 9시부터 자정이 지나 환자가 줄어들 때까지 밥은 저녁 겨우 먹었고 화장실은 한 번도 못 갔으며 자리에 앉은 것도 처방낼 때 빼고는 없었을 정도였다. 환자보는 요령이라도 있으면 좀 나았을 텐데 100% 초짜 의사였기에 과장님께 혼나고 간호사 선생님께 혼나고 ..
첫 오프, 外 12.03.01 #1 첫 오프를 나왔다. 오프라 함은 일반 직장인들이 ‘퇴근’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 밤에 병원에서 자는 것이 아니라 병원 밖에 나가도 되는 것. 오프를 나가도 된다는 이야기를 1년차 선생님께 들었을 때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지난 주 월요일 오후에 병원에 들어간 이후 벌써 열흘을 병원 밖에 나가지를 못했다. 병원 밖으로 나가도 누구에게도 혼나지 않는 상황이 드디어 찾아온 것이다. 카운터에게 내 콜폰을 맡기면서 서로 씩 웃었다. 카운터가 폰을 세 개나 들고 있으니 너무나 무겁다고 했다. 비록 하루에 한 통 콜이 올까말까 한 내 콜폰이지만 그래도 내 의무가 카운터에게 통째로 넘어갔으니 무거울 만하다. 첫 오프는 일단 집으로 가자! #2 첫 텀은 성형외과이다. 성형외과 인턴은 환자를..
자학교 인턴 폭풍 탈락에 부쳐… 타학교에서 보면 본교 우대를 하는 것이 구시대적이고 폐쇄적인 것처럼 보이겠지만, 병원에서 본교 우대없이 직원을 선발하면 병원은 잘될지 몰라도 대학은 몰락할 것이다. 수능이 끝나고 배치표를 보면 보통 서울대>연대, 고대 순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이것이 예외인 학과가 있으니 바로 의대이다. 서울대가 1위이고 그 아래에 연대가 있는 것은 맞지만 고대는 없고 연대와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 성균관대, 울산대와 카톨릭대이다. (그래봤자 점수 1~2점 차이지만.) 그 이유가 뭘까? 바로 이 대학들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06년도 쯤에 성균관대 의대의 입학 커트라인이 낮아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진위 여부는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낮아진 이유는 성대의대의 1회 졸업생이 삼성서울병..
의사가 되었다. 2012.01.20 6년간의 대학 생활을 마치고 드디어 의사가 되었다. USMLE step 2 CK를 7시간만에 마치고 시험장에서 나오는데 총대로부터 합격 여부를 확인하라는 문자가 왔다. 들뜬 마음에 모바일로 국시원 사이트에서 합격 여부를 확인하려 했으나 실패. 낙담하다가 그래도 결과를 빨리 알고 싶어서 ARS로 전화해보니 300원의 정보이용료가 붙는다길래 끊었다. PC 방에 갈까 하다가 PC 사용료보다 정보이용료가 싸서 다시 ARS를 했는데 수험번호를 요구해서 또 다시 실패. ‘330원 날렸다.’고 생각했는데 불현듯 내 수험번호가 의대 왕족 숫자 중 하나였다는 것이 떠올라서 다시 ARS로 전화해서 입력해보니 합.격. 660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들뜬 마음에 아버지께 전화드려서 그냥 USMLE 시험 ..
독일에서 있었던 Pfand 관련 에피소드 Pfand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얼마 안 되었을 때다. (Pfand가 뭔지 모르면 여기에서 확인하세요^^) 주로 다니던 곳이 소도시들이다 보니 대형마트보다는 슈퍼 같은 곳에서 Pfand를 받았다. 그런 곳은 보통 계산대에 있는 분께 드리면 돈을 주셨다. 내가 준 병은 따로 모으시고. 그러다 도착한 뉘른베르크. 거기서도 Pfand를 받기 위해 한 마트를 찾았다. 규모가 상당했다. 동네에 있는 조금 큰 마트(이마트급 말고) 정도. 계산대도 여러 개 있고 사람들이 줄서서 계산하는 곳이었다. 나는 당당하게 계산대에 있는 점원에게 가서 Pfand를 달라고 병을 내밀었다. 그러니 점원이 퉁명하게 ‘back’이라고 한 마디 하더라. 난 줄서서 받으라는 것인줄 알고 줄 뒤로 갔다. (계산도 아니고 Pfand ..
인턴제도 2013년부터 폐지 확정? 인턴제도 2013년부터 폐지 확정? 이거 애매~합니다. 기사보면 확정된 것처럼 써 있습니다. 레지던트를 몇년 할 것인 지도 처음에는 5년을 하다 4년으로 줄이 겠단건지, 아니면 4년으로 그냥 처음부터 진행하겠다는건지 애매합니다. 만약 5년 으로 시작한다면 인턴 마친 사람들이나 인턴 안한 공보의 출신은 몇년차로 들어가는 지도 애매합니다. 잘못하면 인턴도 하고 레지던트도 5년하는 경우 생깁니다. 졸업 후 진로도 가짓수가 좀 늘어납니다. 1. 그냥 인턴 2.그냥 공보의 3. 1년 놀고 레 지 지원 등등. 레지 뽑을 때에도 인턴 한 사람과 인턴 안 한 사람을 같은 기준으로 뽑을지 다르게 뽑을지(즉 인턴성적을 반영할지, 전공의 시험을 반영할지) 애매합니다. 같이 뽑으면 국시성적넣을텐데 그럼 나는 GG칩니다.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