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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유럽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8일차 @Stuttg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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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일차 @도쿄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2일차 @도쿄-뮌헨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3일차 @뮌헨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4일차 @뮌헨 (1)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4일차 @뮌헨 (2)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5일차 @뮌헨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6일차 @퓌센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7일차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8일차 @뉘른베르크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9일차 @레겐스부르크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0일차 @뷔르츠부르크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1일차 @밤베르크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2일차 @로텐부르크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3일차 to 하이델베르크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4일차 @ 하이델베르크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5일차 to Vaihingen an der Enz via Frankfurt am Main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6일차 @ Vaihingen an der Enz
Null의 20일간의 독일 여행 - 17일차 @Bad Wildbad(검은숲) 

2011.02.01

여행도 이제 막바지로 접어듭니다. 오늘과 내일만 지나면 이제 독일을 떠나 집으로 가야 합니다. 보통 여행을 하다가 집이 그리운 가장 큰 이유가 ‘먹을 것’때문입니다. 어머니가 끓여주신 뜨거운 김치찌개, 혹은 김이 모락모락나는 삼계탕 한 그릇. 조금 더 저렴하게 가면 편의점에서 출출할 때 먹는 컵라면 한 사발이 여행할 때 가장 그리운 것이죠.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는 마지막에 고모님 댁에 머물다 보니 이런 ‘먹을 것에 대한 그리움’은 좀 덜했습니다. 고모님이 음식을 워낙 많이 주셔서… (5일만에 5Kg 쪄서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집이 그립긴 합니다^^

오늘 가는 곳은 Stuttgart입니다. 제게 슈투트가르트의 이미지는 뭔가 공업도시의 느낌이 강합니다. 아무래도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자동차이다 보니 그런 듯합니다. 슈투트가르트 여행 책자만 봐도 벤츠 박물관, 포르쉐 박물관이 제일 먼저 눈에 띕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가기로 한 곳이 Porsche Museum이었습니다. 벤츠는 내일 따로 가니깐 생략~ Vaihingen an der Enz에서 버스를 탑니다. 이른 아침에 고모부님이 정류장에 나가셔서 시간표를 알아 오셨습니다. 아무래도 시골이다 보니 버스가 자주 있지 않아서… 오늘도 날씨가 참 꾸리꾸리합니다. 눈은 오지 않지만 태양 구경하기가 쉽지 않네요. 뭐- 독일에서의 이런 날씨, 이미 적응했습니다.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버스를 조금 기다리니 시간표에 크게 차이나지 않게 버스가 도착합니다. 버스에 올라타고 고모부님이 기사 분에게 저희를 어디서 내리게 해달라고 부탁드립니다. 저도 나름 길을 잘 찾는다고 자부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지리적 개념이 전혀 없는 곳에서는 자신이 없습니다ㅠ 그래도 우리가 내릴 버스 정류장 이름이 Porsche Museum이라니 지나치지는 않겠죠^^; 버스는 시원하게 독일 길을 달립니다. 운전을 해본 적은 없지만 운전의 참맛을 알려면 독일에서 운전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왕복 2차선 시골길에서도 100Km/hr로 달리고 또 그러다 반대쪽에서 차가 오면 양쪽 차 모두 매너운전하면서 서로 운전수칙을 잘 지키고. 신호등 따위는 없어도 절대 차사고가 날 것 같지 않은 동네가 독일입니다Smile

버스가 거의 다 도착했나봅니다. 아저씨의 운전 솜씨에 감탄하며 있었는데 우리보고 내리라는 신호를 해주시네요. 버스에서 내리자 거대한 포르쉐박물관이 우리 앞에 서 있습니다. 옆에 포르쉐 매장도 있습니다. 온 세상에 포르쉐가 보이니 뭔가 어색합니다. 매장에 가봤습니다. 가격표가 달려있는데 가장 싼 차가 우리 돈으로 1억쯤 합니다. 겉모습만 봐서는 그냥 평범한 SUV인데… 그래도 차 앞에 Porsche 마크가 달려 있습니다.

박물관에 들어갔습니다. 평소 자동차에 대해서는 개미 눈꼽만큼의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포르쉐 박물관에 오니 자동차에 대한 욕구가 샘솟더군요. 저도 남자는 맞나 봅니다-_-ㅋ 몰랐는데 J는 자동차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었나 봅니다. 눈에 불을 켜고 구경을 합니다. 박물관 내에는 우리처럼 개인으로 온 사람도 있었지만 단체로 와서 설명을 듣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몰래 따라다니면서 듣고 싶었지만 설명이 독어라 그냥 포기했습니다. 어떤 가족은 아빠, 엄마, 아들 이렇게 셋이 왔는데 아빠만 매우 즐거워보입니다. 이런 모습은 만국 공통인 것 같습니다Smile 그러면 포르쉐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들 올리겠습니다. 예쁜 차들이 너무 많아요~ㅠㅠ

Porsche 매장은 이렇게 나선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온 후 포르쉐의 매력에서 헤엄을 치다보면 어느새 나가는 길 바로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나가기는 뭔가 아쉽죠. 내 눈 앞에 이렇게 많은 포르쉐가 있는데… 그래도 나갑니다. 다른 곳도 봐야 하니깐요.ㅋ

다음 목적지는 Fernsehturm Stuttgart(슈투트가르트 타워)입니다. 가는 길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S-Bahn을 타고 Stuttgart Hbf에 가서 거기서 또 S-Bahn을 타고 어디로 간 다음에 다시 Tram을 타고 이동해야 합니다. Tram은 탈 때마다 너무 신기하고 느낌도 좋습니다. 도시 구경하기에 딱 좋은 교통 수단인 듯합니다. 슈투트가르트의 느낌은 프랑크푸르트의 그것과는 또 달랐습니다. Frankfurt가 대도시 느낌이었다면 Stuttgart는 독일의 대도시 느낌이랄까? Tram이 언덕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왼쪽에는 슈투트가르트 시내가 아련히 보이고 오른쪽에는 4층쯤 되는 집들이 있습니다. 11시쯤 되어서 그런지 출퇴근하는 사람보다는 그냥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장보러 가는 사람, 학교갔다 오는 학생들 등등.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배낭을 메고 신기한 듯이 건물들을 구경하지만, 실제 거기 사는 사람들은 건물이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잠자고 먹을 수 있게 해주는 공간+집세를 내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겠지. 아마 그 사람들이 한국에 와도 비슷한 생각을 하겠지요. 평생 먹을 걱정 없이 여행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내리니 저 멀리 슈투트가르트 타워가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타워가 보이기는 하는데 입구가 어디인지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타워와 우리 사이에는 Schwarzbald에서나 볼 듯한 나무들이 가득한 공원이 있습니다. 일단 타워만 바라보고 걸었습니다. 이런 길이 나옵니다.

여기도 눈이 많습니다. 이게 길은 맞겠죠? 계속 걸으니 길이 막혀있습니다. 타워는 눈 앞에 있는데 철조망이 우리를 가로막네요. 이번엔 철조망을 따라 걸었습니다. 조금 더 걸으니 이제 입구처럼 보이는 곳이 나옵니다. 원래는 가게도 있는 듯하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있는 듯한데 평일 겨울이라 그런지 휑합니다. 이런 휑함도 이제는 익숙합니다. 겨울 유럽은 다 그런거지요. 타워에 올라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 말 그대로 그냥 ‘밖’입니다. 천장은 뻥 뚫려 있어서 하늘이 그냥 보이고 내가 떨어지지 않게 막아주는 이런 철조망 정도가 있을 뿐입니다.

하늘에서 눈이 오는 건지 쌓였던 눈이 흩날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눈이 날립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면 저 방어막도 무의미할 듯합니다. 아래를 보니 아찔합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강력히 비추입니다. 그래도 슈투트가르트 전경은 잘 보입니다. 날씨가 무척이나 안 좋았지만…

한쪽은 이렇게 끝없는 자연이 펼쳐집니다. 슈투트가르트도 Badem-Württemberg에서는 엄청난 대도시이지만 외곽으로 나가면 그저 시골일 뿐입니다.

축구장도 보입니다. Stuttgart에 있는 하부리그 팀의 구장 같습니다. 평소엔 더 멋있는 모습일 듯하지만 눈이 모든 것을 덮어버렸습니다. 눈으로 대동단결?! 타워 내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와 코코아를 시켰습니다. 점심은 고모님이 싸주신 것으로 해결했습니다. 우리는 점심을 먹으며 추락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고소공포증에 진단기준에 들어가는지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들어가더군요…)

타워를 내려오고 시내로 갔습니다. 시내엔 미술관도 있고 이것저것 구경할 게 많습니다만… 다 생략했습니다. 그냥 가장 번화하다는 거리에서 쇼핑을 즐기고 사람구경이나 하자고 했습니다. Stuttgart Hbf에서 앞으로 쭉 뻗은 Königstraße를 그냥 걸었습니다.

황량합니다.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북적인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가게에 들어가면 북적거립니다.) 날씨가 큰 영향을 미치는 듯합니다. 과장 좀 보태면 사람보다 새가 더 많은 느낌도 듭니다. 떼지어 앉아있는 새를 날려보낼 때의 쾌감이 엄청납니다. 이 거리에 있는 가게들에서 딱히 서울과 다른 점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초콜릿 가게 정도가 다를까? 옷을 보는데 Made in China 상표가 붙어있는 것을 보고 한번 씩 웃어줍니다.

중앙 광장 쯤으로 나오니 조금 느낌이 다릅니다. 저 건물들은 우리가 들어가서 구경해야 할 것 같지만 그냥 포기합니다. 이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렵니다.

이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사람들입니다. 저 회색으로 분장한 사람이 어떤 공연을 했을지는 모두 짐작하시리라 믿습니다. 이 광장 주변에는 길거리 공연이 꽤나 있었습니다. 광장에 들어서는데 어디선가 쩌렁쩌렁한 노래 소리가 들립니다. 알고 보니 광장 반대편에서 어떤 사람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옆에 반주하는 사람을 하나 두고선. 성량이 얼마나 큰지 광장 전체에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습니다. 바이올린을 멋드러지게 연주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날에 유럽의 광장에 앉아 노래 소리를 듣고 있으니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도 듭니다. 차이는 BGM이 생음악이라는 것 정도?

고모님이 슈투트가르트에 간다고 할 때 강조하고 또 강조하신 게 있었습니다. 바로 저 벤츠마크가 있는 곳에 오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에 있는 저 벤츠 마크를 지키기 위해 벤츠가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셨습니다. 아마 슈투트가르트로 여행간 분들 중 저기까지 오르신 분이 몇이나 될까 궁금합니다^^;

저 위에 오르면 벤츠마크가 이렇게 크게 보입니다. 슈투트가르트의 한 가운데에서 벤츠 마크가 빙글빙글 돌고 있죠. 그리고 그곳에서 보이는 슈투트가르트의 경치도 매우 좋습니다.

한쪽으로는 기찻길이 보입니다. 나란히 뻗어있지만 결국에는 모두 다른 곳으로 향하는 기찻길. 저는 이런 풍경이 너무 좋습니다. 여행의 설레임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합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도 이렇게 보입니다.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죠?ㅎ

어쩌면 우리가 갔어야 할 건물로 보입니다. 무슨 건물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저 멀리 슈투트가르트 타워도 보이는 듯하군요. 이곳에서는 슈투트가르트에서 갈 만한 곳이 거의 다 보입니다. 슈투트가르트 여행을 마치고 다시 한 번 복기하는 기분으로 찾아가면 좋습니다.

슈투트가르트는 새로운 중앙역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벤츠마크가 있는 탑에는 새로 만드는 중앙역을 홍보하는 전시장이 있었습니다. Stuttgart 21이라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기존의 철도 노선은 슈투트가르트 중앙역으로 들어오는 길이 하나뿐이어서 들어온 길로 나가야했다면 새로운 중앙역은 지하에 건설하고 일반 역들처럼 기차가 들어오는 길과 나가는 길이 다르게 구성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Karlsruhe와 Frankfurt의 서북쪽에서 Ulm과 München, 그리고 스위스로 가는 동남쪽으로 가는 새로운 철도 노선의 중앙에 Stuttgart역이 위치하게 된다고 합니다. 우회로가 직선이 되면서 그로 인해 단축되는 시간이 몇 분이고 그로 인한 이익이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新역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엄청나다고 합니다. 환경파괴가 엄청나다고.. 실제로 슈투트가르트 중앙역 주변에는 Schloßgarten이라 하여 엄청나게 큰 공원이 있는데 그 공원에도 어느 정도의 피해가 있게 된다고 합니다. 여기 들어가는 돈도 어마어마하다고 합니다. 포스팅하면서 기사를 찾아보니 10년간 31억 유로-_-가 들어갈 듯하다고 하네요. 때문에 환경단체 및 시민들의 반대 시위가 끊이지를 않는다고 하네요. 개발하려는 정부와 이를 막으려는 시민들의 운동. 어디서 많이 본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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